<<동양철학에 관한 분석적 비판>> 김영건, 라티오 (#ISBN9788996056157)

이 원고는 영미분석철학을 전공한 필자가 여러 해 동안 작성한 동양철학의 핵심 주제와 글쓰기에 관한 비판적 논문들이다.

동양철학의 논증에 관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한국에서 철학을 하는 이들이 어떤 태도로써 문제에 접근해가야 하는지, 동서양 철학 전공자들은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진정한 철학적 문제들은 무엇인지에 관한 저자의 통찰을 담고 있다.

2009년 6월 출간 예정

원제: The Magic Mirror: Law in American History

지은이: 커미트 L. 홀 / 피터 카스텐
옮긴이: 손세정
판형: 신국판; 688페이지(38,000원)
발간일: 2009년 3월15일
ISBN: 9788996056140

<<미국법의 역사와 문화>>, 커미트 L. 홀 / 피터 카스텐, 손세정, 라티오 (#ISBN9788996056140)

도서안내
이 책은 미국 법률 문화와 실제에 있어서 법의 역사에 관한 것으로, 미국 법률문화에 있어서 주요한 발전과 더불어 오랫동안 있어 왔던 법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여기서 다룬 내용은 영국인의 아메리카 대륙 정착기부터 현재까지 사회, 경제, 그리고 정치적인 발전과 함께 미국 법률상의 변화가 무엇이었는지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1973년에 초판이 나온 뒤에 1985년 일부 개정한 2판이 출간된 로렌스 프리드만(Lawrence M. Friedman)의 <<미국법의 역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미국법률문화사에 대한 요약을 대담하게 시도한 책이다. 이번에 출간된 커미트 홀의 책도 프리드만의 연구방법론을 따라 저술된 법과 사회에 관한 내용이지만, 프리드만의 책보다 미국 사학계의 주류에 훨씬 가깝고 20세기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제목이 암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전체적으로는 엄격한 미국법사라기보다는 미국 역사에 있어서 법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또한 공법과 사법, 형벌 제도와 사회통제, 소수의 권리와 다수의 통제와 정치권력과 법률상의 합법성에 관한 주제를 명시적으로 통합해서 다루고 있다.

“미국에서는 역사적 판례를 존중하는 태도가 강하며, 그에 따라 ‘과거’는 권위의 주요 원천이자, 법률가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지시하는 이정표이다. 즉 법의 역사는 권위와 합법성의 원천이라고 인식되기 때문에 우리가 미국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법사를 우선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반 역사가뿐만 아니라 법사학자들에게도, 역사의 특별한 교훈을 의미의 왜곡없이 축약 정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도, 이 책의 저자들은 공법과 사법의 역사로부터 주제를 종합하여, 초기 영국인의 정착 당시부터 2007년까지 미국사에서 법의 역할을 잘 기술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사회, 문화, 정치, 경제라는 광범위한 맥락에서 20세기 미국법과 법제도들의 발전에 대한 학자들의 최근 성과도 반영하고 있다.”(역자 서문에서)

차례
1. 초기 미국법의 사회적 제도적 토대
2. 식민지 시대의 법, 사회, 경제
3. 혁명기에 있어서 법과, 법에 있어서 혁명
4. 법, 정치, 그리고 미국 법률제도의 출현
5. 적극적인 국가와 혼합경제: 1789~1861
6. 보통법, 법률가와 미국의 가치: 연속성과 변화, 1780~1880
7. 인종 문제와 19세기 신분법
8. 19세기 가족관계법
9. 위험한 계층과 19세기 형벌제도
10. 법, 산업화, 그리고 규제국가의 시작: 1860~1920
11. 법률문화의 전문화: 법관과 변호사, 1860~1920
12. 산업화에 대한 사법적 대응: 1860~1920
13. 문화적 다원주의, 총력전, 그리고 현대 법률문화의 형성: 1917~1945
14. 대공황과 자유주의 법률문화의 출현
15. 냉전 시기의 법과 사회, 1946~1990
16. 무소불위의 사법부와 오늘날의 사회적·문화적 변화

저자 소개
커미트 홀(Kermit L. Hall, 1944~2006)은 미국법사의 대표적인 학자이며, 특히 헌법과 사법제도의 역사에 관한 전문가였다. 알바니-뉴욕주립대학 총장으로 재직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The Magic Mirror : Law in American History(2nd ed., 2008), The Judicial Branch(2005), The Oxford Companion to the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2nd ed., rev., 2005), The Oxford Companion to American Law) (2003) 등 30여 권이 있다.

피터 카스텐(Peter Karsten, 1938~)은 현재 피츠버그대학교의 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군대, 문화, 법사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Heart versus Head(1997), Military in America(1986) 등이 있다.

옮긴이 소개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 법과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동국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는 전혀 신선하지 않다. 인문학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위기라는 말만 되풀이하다보니 ‘위기를 위한 위기’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이다. 어쨌든 아주 오래 전부터 위기가 진행되어 왔으니 아주 당연하게도 인문학 공부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대학에는 초보자가 인문학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장치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는 학교탓만 할 일도 아니다. 학벌을 중시하는데다 대학을 안정된 고소득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 기관으로만 간주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결코 인문학 정신이 자리잡고 현실화될 수 없다. 몇몇 사람이 그러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해도 모든 것을 취직과 출세로 환원시켜버리는 무섭고도 거대한 흐름에 저항하기는 더욱 어렵다.

인문학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큰 불만 중의 하나는 마땅한 종합적 안내서가 없다는 것이다. 대학에는 학회나 동아리 등에서 전해지던 이른바 ‘족보’들이 사라진지 오래다.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 사정도 크게 나을 것이 없다. 여기저기서 열리는 아카데미 강좌들도 수강해보고, 인터넷 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도서목록을 구해 책도 들여다보고,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스터디도 해보지만, 늘 어딘가 허전하고 미심쩍은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우선은 과연 우리가 제대로 범위를 잡아서 잘 해나가고 있는가 하는 의심이 있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도대체 어떤 수준의 책들을 어느 정도 읽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걱정이 있는 것이다.

<<인문학 스터디>>는 바로 이러한 의심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은 본래 미국의 <대학연구소>에서 여러 대학의 강좌들을 조사하고 다양한 전공 분야의 유명한 학자들의 자문을 받은 다음, 8개의 과정으로 핵심을 압축하여 펴낸 것이다. 그래서 원제가 ‘학생들을 위한 핵심 커리큘럼 안내 A Student’s Guide to the Core Curriculum’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이 미국에서는 타당하다해도 한국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곤란하다. 서구 인문학이 보편적인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한국에서의 공부는 강조점이 다를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편역자들은 원서의 핵심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라는 상황에 걸맞도록 재편집을 시도하였다.

우선 원서와 달리 문학.예술학/ 철학.정치학/ 역사학/ 기독교의 최상위 범주를 설정하였다. 한국에서는 인문학을 ‘문사철文史哲’의 통합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고 편역자들도 그런 견해에 동의하였으므로 이러한 항목이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원서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았거나 상대적으로 아주 간략하게 언급되었던 부분들을 새로 써넣거나 보완할 수밖에 없었다. 근대철학 입문, 미국 헌법해석, 경제사상사, 고대 로마사, 과학의 역사 등의 세부 항목이 그런 부분에 해당한다. 이 책을 가지고 공부의 안내를 삼으려는 이들은 이 범주들 중에서 자신이 관심가는 부분부터 참조하면 될 것이다. 먼저 본문을 꼼꼼하게 읽어 그 영역이 왜 중요한지, 그 영역에서 제기되는 주요한 논제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여 자신이 탐구하고자 하는 세부적인 영역을 정하면 되리라 본다.

편역자들이 만들어넣은 또다른 영역은 ‘읽어야 할 도서목록’이다. 원서에도 각 항목 마지막에 원저자의 추천 도서목록이 붙어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영어로 된 것이어서 구하기도 읽기도 수월하지가 않다. 그러므로 편역자들은 해당 영역에서 읽어야 할 책들을 골라서 각 장 말미에 덧붙였다. 이 목록은 크게 ‘원전’과 ‘참고도서’로 나뉜다. ‘원전’은 국내에 번역된 주요 저자의 핵심 저서를 시대순으로 소개하였다. ‘참고도서’는 해당 영역 전체를 개괄하는 입문서, 해당 시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사책, 세부적인 주제에 관한 입문서와 연구서 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사람은 원전 목록에서 해당 고전들을 확인하여 곧바로 도전하면 될 것이나 그렇지 않은 이들은 될 수 있으면 참고도서 목록의 순서, 즉 전체에 대한 개괄, 시대를 읽는 역사책, 세부 주제로 공부 해나가면 적절할 것이다.

이 책은 작은 판형의 150쪽 남짓한 얇은 책이다. 그런데 편역에 참여한 이가 여럿이다. 그것은 인문학의 특성상 어느 한 사람이 책 내용 전체를 검토하고 번역하며 수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편역자들은 각자가 담당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면서도 서로의 초고를 함께 검토했으며 도서목록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힘을 합하였다. 이처럼 다학제적인 협동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이 책의 또다른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종이책 절판, e북 출간 예정

원제: A Student’s Guide to the Core Curriculum

지은이: 마크 C. 헨리
편역자: 강유원 외
판형: 188*128mm (B6); 160페이지(8,000원)
발간일: 2009년 1월 15일
ISBN: 9788996056133

<<인문학 스터디>> 마크 C. 헨리, 강유원 외, 라티오 (#ISBN9788996056133)

도서안내
미국의 권위있는 대학연구소 ISI에서 미국 명문대학 교양교육 과정을 종합하고, 각 분야 한국 소장 학자들이 한국 인문학 공부의 현실을 반영하여 만든 교양공부 핵심안내서이다. 한국 인문학 교육의 제도적 한계를 느끼는 사람, 보편성을 매개하는 순수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 미국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사람, 어떤 이유에서든 교양공부를 해야하는데 그 시작이 막연한 사람 등이 각자의 수준과 목적에 따라서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흔히 한국에서도 인문학은 여러 학문의 기본이요, 그에 따라 각 학문 분과에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는 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인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인문학에 해당하는 학문분과는 어떻게 나뉘며, 각 학문 분과의 핵심지식과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만한 방법적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에 비교적 고등교육 커리큘럼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오고 지금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 미국대학들을 본보기로 삼아, 한국 소장학자들이 한국의 현실과 입장을 반영하여 체계적인 인문학 공부 안내서를 만들었다. 이 안내서에 나오는 핵심 교양교육 과정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국 대학에서 개설된 교과목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과목들을 종합 정리한 것이며, 여기에 한국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다. 이러한 커리큘럼은 좀더 전문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포괄적인 공부 체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양공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도록 기본체계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학생들을 위한 핵심 커리큘럼 안내'(A Student’s Guide to the Core Curriculum)이다. 저자는 미국의 일반대학에서도 고전과 서구문명을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직시하고 학생들이 교과과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려고 이 책을 썼다. 이를 위해 ‘대학연구소'(Intercollegiate Studies Institute)는 미국의 모든 공사립 대학의 강좌들을 조사하고 다양한 전공분야에서 유명한 학자들의 자문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저자는 미국의 대학들에 개설되어 있는 8개의 과정을 정리하였다. 그런데 우리는 이 과정을 살펴보고 한국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의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않음을 발견하였다. 그에 따라 원서의 내용과 순서를 지금의 목차에서처럼 재배열하고 그것에 해당하는 내용 또한 다시 편집하였으며,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실정에만 해당하는 내용을 정리하고 한국의 상황에 걸맞도록 수정 보완하였다. 또한 원저자가 추천하는 각 과정별 도서목록들이 영어원서로만 구성되어 있으므로 그것은 본문에 그대로 두되, 한국어로 된 고전 번역본과 참고도서들을 따로 정리해서 독자들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게 하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는 제도적인 도움을 받는 일이 어렵다. 그러나 혼자서 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가장 주요한 것은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하여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기본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가, 즉 그 범위에 해당하는 어려움이다. 이 책은 우선 그 점을 고려하여 문학.예술학/ 철학.정치학/ 역사학/ 기독교 사상의 큰 범주들을 두었다. 이 책을 가지고 공부의 안내를 삼으려는 이들은 이 범주들 중에서 자신이 관심가는 부분부터 참조하면 될 것이다. 먼저 본문을 꼼꼼하게 읽어 그 영역이 왜 중요한지, 그 영역에서 제기되는 주요한 논제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여 자신이 탐구하고자 하는 세부적인 영역을 정하면 되리라 본다. 그런 다음 그에 해당하는 고전들은 무엇인지를 ‘원전 번역서’ 목록에서 확인하여 곧바로 고전읽기에 도전하거나 ‘참고도서’ 읽기에 착수하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참고도서는 개괄이 잘된 입문서에서 세부적인 주제를 다루는 책 순서로 나열되어 있으므로, 초심자라면 위쪽에 거론된 책들을, 어느 정도 기본지식과 소양이 갖추어진 이라면 아래쪽에 들어있는 책들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차례
I 문학ᆞ예술
1. 고전문학 혹은 고전학
2. 근대 문학
3. 예술학
읽어야 할 도서 목록

II 철학ᆞ정치
1. 고대 철학 입문
2. 근대 철학
3. 법과 경제
읽어야 할 도서 목록

III 역사학
1. 고대 로마사
2. 1865년 이전의 미국 역사
3. 19세기 유럽 지성사
4. 과학의 역사
읽어야 할 도서 목록

IV 기독교 사상
1. 성서
2. 1500년 이전의 기독교 사상
읽어야 할 도서 목록

저자 소개
마크 C. 헨리(Mark C. Henrie)는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과 하버드 대학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다. 현재 Modern Age: A Quarterly Review 수석 편집자이며 ISI(Intercollegiate Studies Institute) 연구소의 부소장이다.

편역자 소개
강유원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헤겔의 사회역사철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전 독해와 사상사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다.

서민우는 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하고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18세기 영국 과학기술사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다.

손세정은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지적 재산권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적 현실과 법적 제도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양유성은 대학에서 응용화학을 공부하고 고분자 물리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관련 분야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명훈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대 그리스 고전들의 현대적 재해석이 관심사이다.

지주형은 한국과 영국에서 영문학, 사회학,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치사상과 경제사상을 공부하고 있다.

Mark C. Henrie, A Student’s Guide To the Core Curriculum: Core Curriculum Guide, Intercollegiate Studies Institute, 2000.

‘대학연구소'(Intercollegiate Studies Institute)가 미국의 모든 공사립 대학의 강좌들을 조사하고 다양한 전공분야에서 유명한 학자들의 자문을 받은 뒤, 미국의 대학들에 개설되어 있는 8개의 과정을 정리하여 소개한 책을 한국의 사정에 맞추어 편역하였다.

문학/예술, 철학/정치, 역사학, 기독교 사상 등의 영역에서 공부해야 할 핵심 내용을 소개하고 한국어로 번역된 원전과 참고도서 목록을 수록하였다.

강유원 외 편역

2009년 1월 출간 예정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우연적 삶에 관한 문학과 철학의 대화

지은이: 이유선
판형: 신국판 변형; 304페이지(13,000원)
발간일: 2008년 10월15일
ISBN: 9788996056126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이유선, 라티오 (#ISBN9788996056126)

도서안내
흔히 철학은 우리 삶과 동떨어진 뭔가 심각하고 추상적인 ‘고민’이며, 문학은 사실성이 결여된 허구세계를 그렸기 때문에 실존적 진리를 탐색하는 데 부적합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에 대해 로티 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철학은 삶의 구체적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궁극적인 물음에 답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보편성, 합리성, 객관성에 집착하기보다는 삶의 우연성, 구체성, 유한성을 기꺼이 감수하고 거기서 나름대로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문학은 그런 역할을 잘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아이러니스트 철학자 로티(Richard Rorty)가 주장하는 바도, 문학작품을 통해 인간의 우연적 삶을 통찰하고 저마다의 ‘사적인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철학함의 길이라는 것이다. “로티의 철학함의 태도는 본질적이며 영원불변한 진리를 추구하는 데서 비롯되는 철학자들의 지적인 강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이었다. 보편적인 진리를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폭력성과 오만함을 그에게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그는 모든 사람이 그 누구의 철학에도 얽매이지 않고 각자의 철학을 만들기를 원한 ‘벗어남’의 철학자였다.” 그리하여 로티가 말하는 아이러니스트, 즉 자신의 삶을 자신만의 마지막 어휘로 요약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야말로 인생의 사적인 완성에 이르는 사람이다.

이 책은 모두 25꼭지의 글들로 이루어졌다. 철학적이면서도 일상적인 주제로 나누어진 각 꼭지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일상을 이야기하고, 이와 관련된 개념이나 문제를 잘 다루고 있는 철학텍스트와 문학텍스트를 가져와서 연결짓고 해석한다. 문학작품을 열심히 탐독하다가 철학을 공부하게 되었지만 뭔가 철학이 거대하고 추상적인 담론 속에 삶의 진실을 놓치고 있다는 데 실망한 사람, 혹은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를 진리탐색의 길로 고민해 보고 싶은 사람, 혹은 철학과 문학 텍스트를 깊이 있게 연결시켜 해석해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아이러니스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지막 어휘가 다른 사람에게서 가지고 온 것이 아닌,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라는 확신이다. 아이러니스트는 자신의 용어로 자신의 삶을 요약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일차적으로는 아이러니스트 자신의 사적인 완성과 관련이 있다. 자신의 인생이 자신을 넘어선 어떤 것에 의해서 좌우되거나 자신보다 큰 힘에 동화되는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 자기 삶의 우연성을 긍정하는 것, 곧 삶의 자율성을 획득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러니스트의 관심사이다.
자유주의는 이러한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완성에 대한 관심을 지켜주는 장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잔인성에 대해 반대하는 자유주의자의 연대는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완성을 위한 노력보다 앞서야 한다. 자유가 없다면 진리도 없다.”(본문 중에서)

차례
아이러니의 일상

  1. 욕망과 환상
    슬라보예 지젝《삐딱하게 보기》, 이해경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

  2. 동감
    막스 셸러 《우주에서 인간의 지위》와《동감의 본질과 형태들》, 한수영 《공허의 1/4》

  3. 인간의 유한성
    토마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이청준 《벌레 이야기》

  4. 삶은 계속된다
    로버트 브랜덤 《Making it Explicit》, 대니얼 클로즈《고스트 월드》, 나카무라 후미노리《흙 속의 아이》

  5. 소시민의 삶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철학자 가다머 현대의학을 말하다》, 마르틴 발저 《도망치는 말》

  6. 죽음에 대해
    마르틴 하이데거《존재와 시간》, 필립 아리에스 《죽음 앞의 인간》

  7. 성(聖)과 속(俗)
    다윈의 진화론, 리처드 도킨스《이기적 유전자》, 문순태《포옹》

  8. 절제의 쾌락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 밀란 쿤데라《느림》

공동체의 삶

  1. 사회정의의 요건
    존 롤스 《정치적 자유주의》,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2.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할까
    버나드 윌리엄스《Truth & Truthfulness》, 조지 오웰《1984》

  3. 자유주의 아이러니스트
    리처드 로티《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 최인훈《광장》

  4. 소비와 자유
    지그문트 바우만《자유》, 제레미 리프킨《소유의 종말》, 장 보드리야르《소비의 사회》, 정미경 《무언가》

  5. 지식인의 역할
    플라톤《이상국가》, 황현《매천야록》

  6. 관용의 문제
    마이클 왈쩌《관용에 대하여》, 김애란《침이 고인다》

  7. 휘트먼과 나라 만들기
    안토니오 네그리《제국》, 리처드 로티 《미국 만들기》, 월트 휘트먼《북소리》

  8. 정치적인 것
    샹탈 무페《On the Political》, 아베 코보《모래의 여자》

  9. 인정 질서
    프리드리히 헤겔《정신현상학》, 전상국《우상의 눈물》

  10. 본다는 것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철학이란 무엇인가》, 주제 사라마구《눈먼 자들의 도시》

우연적이고 철학적인 진리

  1. 마음의 존재
    르네 데카르트《방법서설》, 정영문《달에 홀린 광대》

  2. 자살하는 인간
    알베르 까뮈《시지프의 신화》, 김훈《칼의 노래》

  3. 텍스트의 바깥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논리철학 논고》, 아멜리 노통브《살인자의 건강법》

  4. 소통의 목표
    위르겐 하버마스《사실성과 타당성》, 파트리크 쥐스킨트《비둘기》

  5. 구원 없는 종교
    김용준《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심윤경《이현의 연애》

  6. 올바른 말
    언어철학자들, 엠마뉘엘 카레르《콧수염》

  7. 이성과 감성의 모호한 경계
    프리드리히 니체《비극의 탄생》, 토마스 만《베니스에서의 죽음》

저자 소개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이수하였으며, 현재는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처드 로티》, 《실용주의》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공공성과 그 문제들》(공역), 《퍼스의 기호학》(공역), 《철학의 재구성》,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공역), 《철학자 가다머 현대의학을 말하다》 등이 있다.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이유선, 라티오 (#ISBN9788996056126)

이 원고는 필자가 문예지인 정신과 표현에 ‘문학과 철학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2002년부터 연재해 온 글들 가운데 일부를 골라 모은 것이다.

아이러니의 일상, 공동체의 삶에 대한 생각, 사적이고 철학적인 진리 등의 주제에 해당하는 문학작품과 철학적인 통찰을 담고 있다.

초고: 문학과 철학의 경계

2008년 10월 출간 예정

Unwritten Philosophy

원제: The Unwritten Philosophy and other essays

지은이: F. M. 콘퍼드
옮긴이: 이명훈
판형: 신국판 변형; 216페이지(13,000원)
발간일: 2008년 7월15일
ISBN: 9788996056119

<<쓰여지지 않은 철학>> F. M. 콘퍼드, 이명훈, 라티오 (#ISBN9788996056119)

도서안내
희랍철학의 거장 콘퍼드가 말하는 서양고전의 기반

이 책의 저자인 F.M. 콘퍼드는 [[종교에서 철학으로]](남경희 옮김)와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이종훈 옮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희랍철학 연구의 대가이다. 앞의 두 저작과 달리 [[쓰여지지 않은 철학]]은 그동안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지 않았던 콘퍼드의 논문들을 모은 유고집이며, W.K.C. 거스리가 회고문을 쓰고 편집하였다. 거스리는 이 저작에 실린 논문들 중 [쓰여지지 않은 철학]이 콘퍼드의 탐구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보아, 책의 제목을 ‘쓰여지지 않은 철학’으로 정했다. 콘퍼드에 따르면, 작품을 남긴 작가들 혹은 철학자들은 거미처럼 짜놓은 자신의 작품 뒤에 몸을 숨기기 때문에, ‘숨어있는 철학자의 정신이 어떤 것인가’를 밝히는 것이 진정한 철학적 탐구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콘퍼드의 제자이기도 한 거스리는 박종현 교수가 번역한 [[희랍철학입문]]과 아직 번역되지 않은 [[희랍철학사]]의 원저자이다. [[희랍철학사]]는 거스리를 세계적인 학자로 알려지게 만든 총 6권의 대작으로서 희랍철학에 관하여 방대하면서도 매우 엄정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희랍철학입문]]은 서양고전, 특히 희랍철학이 낯설었던 때에 일찍이 우리에게 그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충당했으며, 고전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에게는 지금도 필독서로 읽힌다.

거스리는 콘퍼드를 “새로운 탐구를 하는 데 전혀 피곤해 하지 않는” 학문적 열정을 지닌 학자로 회고한다. 이러한 열정적 태도를 가졌던 콘퍼드는 당대가 옹호하는 개념이나 견해에 무의식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근본적 가정을 그대로 흘려버리지 않았다. 어느 시대이고 어떤 쟁점에 대해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 벗어날 수 없었던 유산을 간직하고 있기에, 콘퍼드는 새로운 주제로 나아가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유산으로 전해져 오는 것들에 대한 탐구에 몰두했다. 그래서 그는 [[종교에서 철학으로]]에서 “명료한 철학적 진술에 이르는 사유의 양식은 이미 신화의 비추론적 직관에 함축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는, 그의 탐구가 내적으로 ‘선先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증거이다.

“인간의 영혼만이 스스로 운동하는 힘을 가졌으며, 이 영혼은 자신이 본래 있던 곳으로 가고자 한다. 그러나 영혼이 가려고 하지 않는 길이 있다. 아래로 가는 길은 영혼이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니라 영혼 바깥에 있는 어떤 것에 의해 끌려가는 길이다. 그것이 권력과 금력일 수도 있지만, 다수가 받아들이는 믿음일 수도 있다. 어떤 믿음을 갖는다고 해서 반드시 영혼이 제 스스로 가고자 하는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혼의 불멸성, 그것은 영혼이 처음부터 있었고 나중까지 남아있는 것으로, 그런 영혼으로 사는 삶이 ‘영혼불멸의 삶’이 되겠다. 그렇다면 불멸하는 영혼으로 살아가는 자는 시간과 공간을 바라보는 자라야 하지 않겠는가. 콘퍼드의 이 글들이 그러한 통찰과 결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차례
1. 문학과 철학에 깃든 무의식적 요소(1921)
2. 천체의 음악(1930)
3. 쓰여지지 않은 철학(1935)
4. 플라톤의 국가(1935)
5. 플라톤의 [[향연]]에 나타난 에로스(1937)
6. 희랍의 자연철학과 근대의 자연과학(1938)
7.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서 제의(祭儀)의 기반(1941)
8. 고대철학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1942)
부록: 콘퍼드의 고전학 관련 연구목록

저자 소개
콘퍼드(Francis Macdonald Cornford, 1874~1943)는 1899년부터 1902년까지 케임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컬리지의 펠로우를 지냈으며, 1931년에 고대철학에 관한 권위있는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로렌스 석좌교수가 되었다. 희랍철학의 대가이자 플라톤 저작들에 관한 탁월한 주석서로 유명하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는 [[종교에서 철학으로]](남경희 옮김,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1995),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이종훈 옮김, 박영사, 2006)가 있다.

옮긴이 소개
이명훈은 충남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연구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몇몇 대학 강의와 희랍고전 강독을 하고 있다.

<<쓰여지지 않은 철학>> F. M. 콘퍼드, 이명훈, 라티오 (#ISBN9788996056119)

이 책의 저자인 F. M. 콘퍼드는 <<종교에서 철학으로>>(남경희 옮김)와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이종훈 옮김) 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희랍철학 연구의 대가이다. 앞의 두 저작과 달리 [[쓰여지지 않은 철학]]은 그동안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지 않았던 콘퍼드의 논문들을 모은 유고집이며, W.K.C 거스리가 회고문을 쓰고 편집하였다. 거스리는 이 저작에 실린 논문들 중 <쓰여지지 않은 철학>이 콘퍼드의 탐구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보아, 책의 제목을 ‘쓰여지지 않은 철학’으로 정했다.

콘퍼드의 제자이기도 한 거스리는 박종현 교수가 번역한 <<희랍철학입문>> (#ISBN9788930606127)의 원저자이자 아직 번역되지 않은 [[희랍철학사]]의 저자이다. [[희랍철학사]]는 거스리를 세계적인 학자로 알려지게 만든 총 6권의 대작으로서 희랍철학에 관한 방대하면서도 매우 엄정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희랍철학사]]는 아직 국내에 번역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희랍철학입문]]은 서양고전, 특히 희랍철학이 낯설었던 때에 일찍이 우리에게 그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충당했으며, 고전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에게는 지금도 필독서로 읽힌다.

거스리는 콘퍼드를 “새로운 탐구를 하는 데 전혀 피곤해 하지 않는” 학문적 열정을 지닌 학자로 회고한다. 이러한 열정적 태도를 가졌던 콘퍼드는 당대가 옹호하는 개념이나 견해에 무의식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근본적 가정을 그대로 흘려버리지 않았다. 어느 시대이고 어떤 쟁점에 대해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 벗어날 수 없었던 유산을 간직하고 있기에, 콘퍼드는 새로운 주제로 나아가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유산으로 전해져 오는 것들에 대한 탐구에 몰두했다. 그래서 그는 [[종교에서 철학으로]]에서 “명료한 철학적 진술에 이르는 사유의 양식은 이미 신화의 비추론적 직관에 함축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는, 그의 탐구가 내적으로 ‘선개념(先槪念)’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증거이다.

당대는 그 이전 시대와 ‘선개념’에 바탕을 두고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일관되고 기본적인 콘퍼드의 입장이다. 가령 [문학과 철학에 깃든 무의식적인 요소]라는 논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논문에서 콘퍼드는 역사가에 대해 비판을 가하려면 그가 이미 처음부터 취하고 있는 사유양식에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즉 경제학이 태동하기 이전에 이미 형성된 사유양식에 대해 먼저 살펴볼 것을 권한다. 그리하여 “과거도 없고 전통도 없는 인류사회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했던 것이다. 철학이나 그 외의 학문들이 신화에서 곧장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통로를 거치되, 어느 한 개인과 무관하면서도 그들 각자가 무의식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러한 무의식적인 상태를 동일한 원천으로 하여 각 학문의 영역이 일정한 통로를 거쳐 나아가게 된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다.

2장에서 다루는 [천체의 음악]은 시작부터 아베크 족의 정서를 느끼게 한다. 달빛이 어려 있는 분위기에서 사랑하는 두 연인의 달콤한 속삭임이 이어진다. 매우 감상적이다. 그러나 주제는 엉뚱한 쪽으로 흘러간다. 살을 맞대고 몸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려할 텐데 이야기의 흐름은 전혀 그렇지 않다. 몸은 티끌이다. 그러니 한낱 부질없는 존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티끌이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으니 이것 또한 조화로운 일이 아니겠는가. 질서를 가진다는 것은 한계를 가지는 것인데, 그 한계지음이 무한에 대한 척도가 된다. 그리하여 무한과 어우러짐이 되는 것이다. 티끌과 같은 몸이 영혼의 불멸성과 어우러지지 않는 한, 몸은 그저 티끌일 뿐이다. 수학자들의 영혼을 넘치는 기쁨에 빠져들게 했던 것은 무엇인가? 천체가 어떤 굉음소리를 낸다면 누군들 그 굉음소리를 듣지 못하겠는가? 그렇지만 천체의 음악은 소리 그 자체가 아니다. 물질로 된 어떤 전달체가 아니므로, 그것을 물질과 관련되어 있는 소리로 보는 한 결코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연인들의 속삭임이 천체의 음악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서구사상사에서 무엇을 뜻하는지를 2장의 논문에서 살펴볼 수 있겠다.

3장의 논문 [쓰여지지 않은 철학]은 콘퍼드의 철학적 탐구 자세를 보여준다. 우나무노(Unamuno)는 “철학적 탐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것을 찾기 위해 철학적 탐구를 한다”고 말했다. 콘퍼드는 이 점을 거미와 그물의 비유로 설명한다. 거미가 짜 놓은 그물은 당대의 작품이다. 그러나 철학자인 거미는 보이지 않는다. 작품을 남긴 작가들 또는 철학자들은 거미처럼 그물 뒤편으로 몸을 숨긴다. 숨어있는 철학자의 정신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것이 진정으로 철학적 탐구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우리가 아주 흔하게 받아들이는 개념들은 실상 각 시대마다 같을 수가 없는데, 자신들의 시대에서 취하고 있는 관점이나 개념이해를 기준으로 지난 시대의 저작을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탐구자세가 된다고 콘퍼드는 경고한다. 그 예로서 그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시간이나 공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은 시대마다 다르고 또 당대에는 이러한 추상적 개념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4장의 논문에서 다루는 플라톤의 [[국가]]는 그의 참스승인 소크라테스의 평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플라톤의 고민은 그의 스승이 겪은 생애에 있다. 한번도 다른 사람을 옭아매려고 한 적도 없는 소크라테스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터무니없이 옭아매여 죄를 뒤집어 쓰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다. 대화편을 통해 스승의 길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가장 극적으로 대립되는 인물은 칼리클레스이다. 그는 소크라테스에게 “철학을 포기하고 일상에서 자신의 본분을 다할 것”을 충고한다. 그런데 이런 칼리클레스는 결국 플라톤의 시각에서는 소크라테스와는 정반대로 “신의 친구도 인간의 친구도 될 수 없는 강도와 무법자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다. 결국 알려진 바와 같이 플라톤은 철학적 소양을 갖춘 정치가를 양성하는 학교를 세우기로 결심한다. 이 장에서는 플라톤이 경험한 현실과 고민 그리고 인간의 유형에 따라 어떤 공동체가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담겨 있다.

5장의 논문에서 다루는 주제는 ‘에로스’이다. 넓게 보면 열정이고 좁게 말하면 욕구이다. 그래서 에로스는 “모든 형태의 욕구가 지닌 충동”을 가리킨다. 인간이 지닌 욕망의 흐름이 어떤 곳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거기서 얻는 즐거움도 달라진다. 지식을 향해 있을 때는 영혼이 간직한 즐거움을 향해 간다. 그렇지 않고 반대로 치닫는 욕망으로서의 에로스도 있게 마련이다. 위로 향해 나아가려는 욕망은 각 단계마다 날아가기 위해 날개가 자란다. 그것은 프시케가 에로스에게서 받는 날개이다. 그렇게 해서 날개를 달고 날아가서 도달하는 목적지는 어디인가? 4장에서 본 칼리클레스와의 대조를 통해 인간의 영혼이 어떤 곳을 향해 가느냐에 따라 그의 인생도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가]] 편에서 철학자는 ‘왕 중의 왕으로서 자신을 다스리는 왕’이다. 칼리클레스는 힘과 권력으로 다스리기는 하겠지만, 자신을 다스리는 왕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칼리클레스는 태양과도 같은 신을 보고 인간의 삶을 가치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물을 수조차 없다. 이런 물음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인간의 삶을 가치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자는 명실상부하게 왕 중의 왕으로서 자신을 다스리는 왕이라고 할 것이다.

6장의 논문에서는 고대의 자연철학과 근대의 자연과학을 비교한다. 고대의 자연학은 ‘사물의 본성에 관한 탐구’이다. 세계는 생명체에서 자라난다. 그래서 진화형과 창조형으로 나뉘게 된다. 진화형은 데모크리토스에서 볼 수 있고, 창조형은 플라톤이 추구하는 도덕적 철학적 유형의 자연철학이다. 어느 것이 되었든 당대로서는 관찰의 범위를 넘어서 있다. 원초적 무질서의 상태를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질서가 원초적 무질서에서 생겨나고 생명이 태어났는지를 본 적도 없다. 그리하여 고대의 자연철학과 근대의 자연과학을 방법과 목적에 따라 구별해서 다룬다. 자연철학은 “무엇이 실제로 궁극적으로 있는가?”에 대한 탐구라면, 근대의 자연과학은 “세계의 만물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이런 주제들이 왜 탐구의 목표가 되는가에 따라 콘퍼드의 논의를 따라가면 그가 지닌 탐구의 열정도 함께 느끼게 된다.

7장의 논문은 헤시오도스의 계획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 다룬다. 우선, 신들의 여러 세대를 구분한다. 그리고 우주생성론으로서 질서의 형성과 인류의 탄생에 주목한다. 셋째는 최고통치자로서 제우스를 논의의 중심에 놓는다. 신들의 계보에 따른 각종 일화는 서로 별개로 되어 있는 조각들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로 연결되는 이야기라는 점을 콘퍼드는 입증한다. 그렇게 해서 [창세기]는 마르두크 신화에 대한 야훼의 반성이듯이, 헤시오도스의 우주생성론은 제우스의 신화적 찬미에 대한 합리적 반성이 된다. 야훼가 리바이어던을 살해하고 마르두크가 티아마트를 살해하는 것은 ‘기묘한 환상’도 아니고 근거 없는 사유도 아니다. 별개로 떨어진 사건들이 아니므로 배경이 없었던 것이 아님을 보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논문에서 콘퍼드는 최근의 두 저서를 통해 마르크스주의적 역사 해석을 고대철학에 적용해서 살펴보고 있다. 당시 역사개념은 노동계급의 운동이라는 ‘새로운 사실’에 의해 바뀌게 된다. 엥겔스는 적대계급의 탄생은 당대의 경제적 지위의 산물이며 이것이 실질적인 기반을 이루며, 이를 토대로 각 시대의 종교적·철학적 및 그 외의 개념들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았다. 나아가 정치적인 제도의 전반적인 상부구조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진술은 매우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콘퍼드는 이런 점에 주목하기보다는 적어도 일부 철학적 개념이 어떤 점에서는 매우 애매한 구절로 된 사회적인 기원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었다. 그리하여 파링톤과 톰슨의 두 저서를 검토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우선 파링톤이 에피쿠로스의 원자론을 지지하는 세 가지 이유를 검토한다. 즉 원자론이 과학적 참이고, 물질적 진보에 공헌하고 나아가 박애주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지지를 보낸다. 이런 이유에 적합하기 때문에 원자론은 대중의 철학으로서 플라톤의 철학과 대립을 이루게 된다. 플라톤의 철학은 ‘선전활동’이고 ‘고상한 거짓말’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진리가 아닌 것을 참지 않으려는 진리에 대한 사랑과 거짓을 증오’하는 철학으로서 플라톤이 참스승으로 모신 소크라테스가 어떻게 수난을 받게 되었는가에 대한 철학을 물질론적인 기준에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이 콘퍼드가 취하는 입장이다. 지혜에 이르는 길이 좁고 설령 그 길을 따라간다고 하더라도 진리의 문에서 그것을 통과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는 점이 플라톤의 입장임을 강조한다. 상대성 이론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듯이 지혜에 이르는 길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래서 지혜의 길은 소수정예만을 위해 마련된 길도 아니다. 나아가 지혜는 ‘지배계급’이 비밀리에 거래하는 것일 수 없으니 결코 고상한 거짓말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시대가 가진 시각에서 고전을 읽는 것이 아니라, 당대 저작을 그 작가의 정신에서 읽는다는 것은 고전읽기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콘퍼드의 [[쓰여지지 않은 철학]]은 희랍철학뿐 아니라 나아가 고전학을 대하는 하나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또한 콘퍼드의 이 글들은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관한 대답을 암시해주기도 한다.

이런 말을 한번 생각해보자. ‘운동의 비운동, 비운동의 운동.’ 이 말은 고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콘퍼드의 [[쓰여지지 않은 철학]]을 읽으며 나는 다소 엉뚱하게도 이런 고상한 언표를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저 문장에 한두 글자를 보태서 ‘운동권의 비운동적 삶, 비운동권의 운동적 삶’이라고 해 보자. 자극적인 표현일 수도 있다.

우리의 현실에서 학문과 사회의 괴리, 그리고 개인과 공동체의 갈등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소크라테스 시대에도 있었다. 이런 괴리와 갈등양상을 보며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본질을 묻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통찰했다. 콘퍼드도 그 통찰을 알았기에 단순히 소크라테스의 업적을 기리거나 철학적 탐구가 인간의 활동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공동체의 개인에게는 위로 가는 길과 아래로 가는 길이 열려 있기 마련인데, 공동체를 위한다고 해서 그것이 위로 가는 길이요, 개인을 위한다고 해서 아래로 가는 길은 아니다.

인간의 영혼만이 스스로 운동하는 힘을 가졌으며, 이 영혼은 자신이 본래 있던 곳으로 가고자 한다. 그러나 영혼이 가려고 하지 않는 길이 있다. 아래로 가는 길은 영혼이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니라 영혼 바깥에 있는 어떤 것에 의해 끌려가는 길이다. 그것이 권력과 금력일 수도 있지만, 다수가 받아들이는 믿음일 수도 있다. 어떤 믿음을 갖는다고 해서 반드시 영혼이 제 스스로 가고자 하는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혼의 불멸성, 그것은 영혼이 처음부터 있었고 나중까지 남아있는 것으로, 그런 영혼으로 사는 삶이 ‘영혼불멸의 삶’이 되겠다. 그렇다면 불멸하는 영혼으로 살아가는 자는 시간과 공간을 바라보는 자라야 하지 않겠는가. 콘퍼드의 이 글들이 그러한 통찰과 결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7월
이명훈

<<쓰여지지 않은 철학>> 이명훈, 라티오 (#ISBN9788996056119)

Unwritten Philosophy and Other Essays

고대 희랍철학의 대가 콘퍼드Francis Macdonald Cornford의 논문들을 그의 제자인 거스리W. K. C. Guthrie가 편집한 책.

거스리의 회고에 이어 “문학과 철학에 깃든 무의식적 요소(1921)”, “천체의 음악(1930)”, “쓰여지지 않은 철학(1935)”, “플라톤의 국가(1935)”, “플라톤의 [[향연]]에 나타난 에로스(1937), “희랍의 자연철학과 근대의 자연과학(1938)”,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서 제의(祭儀)의 기반(1941)”, “고대철학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1942)”의 8편의 논문으로 되어 있으며, “콘퍼드의 고전학 관련 연구목록”이 부록으로 덧붙여져 있다.

콘퍼드 약력
콘퍼드(1874 – 1943)는 캠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컬리지의 펠로우로 1899년부터 1902까지 가르쳤다. 1931년에 고대철학에 관한 권위있는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로렌스 석좌교수가 되었다. 플라톤의 저작들에 관한 탁월한 주석서로 유명하다.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F._M._Cornford

콘퍼드의 주요 저작들
Before and After Socrates
From Religion to Philosophy: A Study in the Origins of Western Speculation
Greek Religious Thought, from Homer to the Age of Alexander
Micro Academia
The Origin of Attic Comedy
Plato’s Cosmology and Thucydides Mythist
Plato’s Cosmology: The Timaeus of Plato
Plato’s Theory of Knowledge: The Theaetetus and the Sophist
The Republic
Thucydides Mythistoricus

참조: http://www.bookfinder.com/author/francis-macdonald-cornford/

국내 번역본
<<종교에서 철학으로>>, 남경희(옮김),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1995. (#ISBN9788973000630)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 이종훈(옮김), 박영사, 2006. (#ISBN9788971893715)

번역자
이명훈

초고: 3장, 쓰여지지 않은 철학

2008년 7월 출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