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도서 소개] Putting "culture" into context

“문화”를 맥락 속에 놓기
Penny Howard

Kate Crehan, Gramsci, Culture and Anthropology, Pluto, 2002.

그람시의 작업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난 가운데 <<그람시, 문화와 인류학(Gramsci, Culture and Anthropology)>>은 이에 대한 환영할 만한 기여이다. 명쾌하고 문체가 간명한 케이트 크리언(Kate Crehan)의 책은 그람시의 생애를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시작하는데, 특히 그람시가 토리노에서 혁명적 정치에 개입한 것과 후일 베니토 무솔리니에 의해 투옥된 것을 강조한다. 크리언은 “그람시가 <<옥중수고(Prison Notebooks)>>에서 기획한 바를 이해하려면, <<옥중수고>>를 쓰는 계기가 되었던 그람시의 정치적 개입과 <<옥중수고>>를 구성하는 기간에 그람시가 처했던 환경 둘 다에 대한 시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옥중수고>>는 무엇보다 감방에 갇힌 그람시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개입 활동이었으며, 거기서 그는 자본의 이해관계와 지배적인 자본주의적 질서에 의해 억압당하는 자들의 이해관계 사이의 투쟁을 근본적인 투쟁이라 보았다.”(p. 18)

크리언은 독자들이 그람시의 저술을 직접 접할 수 있도록 <<옥중수고>>를 폭넓게 인용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옥중수고>>가 특정한 주제들에 관한 ‘노트’에서 인용한 것들로 채워져 있음을 지적함으로써 <<옥중수고>>의 파편적 성격을 강조한다

그런 다음 크리언은 ‘문화’라는 술어의 인류학적 사용을 비판하는데, 이러한 사용법은 또한 ‘문화 차이’나 ‘문화 충돌’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란 그 자체의 논리에 따라 “유형화”되거나 “결속”된 전체라는 가정, 그리고 “전통과 근대성 사이에 기본적인 대립”이 존재한다는 가정을 비판한다(p. 66). 그는 그러한 개념 자체를 비판하는 사람들조차도 이런 가정들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리언은 문화에 대한 그람시의 관심이 혁명적 변화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에서 생활하는 방식이 세상이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를 상상하는 능력,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실행 가능하거나 바람직한 것으로 상상하는 능력을 필연적으로 모양 짓기” 때문이다(p. 71).

문화를 개별 구성원들의 행위를 설명하는 결속된 전체로 보는 대신, 그람시는 문화를 경제적 역사적 과정과, 특히 계급관계와 “유기적” 관련을 맺으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의 방식이라 보았다. 그람시를 폭넓게 인용하는 이 절은 문화와 경제적 관계, 헤게모니, “서발턴(subaltern)” 문화, 상식과 양식(良識), 지식인의 역할 사이의 관계에 대한 유용하고 흥미로운 논의를 담고 있다. 크리언은 그람시에게는 인류학자들이 분명 가치 있게 여길 만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주장한다.

이 책의 마지막 절은 오늘날 인류학 내에서 그람시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특히 헤게모니 개념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추적하고 비판하는데, 이 개념은 학계에서 크리언이 “헤게모니 아류(hegemony lite)”라 부르는 것으로 왜곡되었다. 그는 인류학에서 그람시가 대부분 문화사가 레이먼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와 인류학자 존 코머로프(John Comaroff)와 진 코머로프(Jean Comaroff)가 내린 해석에 따라 인용되어왔음을 추적한다. 불행히도 이 경우 그람시의 헤게모니 개념은 사실상 이데올로기와 동의어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그람시 자신은 헤게모니를 서구 부르주아 민주정 내에서 권력이 국가와 그 다양한 제도들에 의해 행사되는 복합적이고 실천적인 방식으로 이해했다.

또한 그람시는 헤게모니라는 술어를 혁명적 정당들이 투쟁들을 연계하고, 터득한 교훈들을 일반화하고, 마침내 사회를 변혁하는 데 필요한 신뢰할 만한 지도력을 제공하기 위해 노동자 계급 운동과 실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기술하기 위해 사용했다. 그람시에게 헤게모니란 사회적 관계, 실천적 행동, 동의, 힘과 관념이 복합적으로 혼합된 것이었다. 그런 다음 크리언은 그람시를 끌어들인 것으로 잘 알려진 인류학 저술 세 편에 이러한 비판을 적용하여 그람시에 대한 두루뭉술한 이해가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논증한다.

이 책은 인류학 내적인 “역사 쓰기” 단계를 넘어서 더욱 물질적이고 정치적인 접근법으로 되돌아가려는, 현재 인류학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잠정적인 전환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개스턴 고딜로(Gaston Gordillo)의 <<악마의 경관: 아르헨티나 차코에서의 장소와 기억의 긴장 상태(Landscapes of Devils: Tensions of Place and Memory in the Argentine Chaco)>>(차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파라과이 3국에 걸친 아열대 대평원)는 명시적으로 그람시와 게오르그 루카치에 의거하여 현재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토바(Toba) 원주민에 대한 계급 착취와 국가 폭력의 영향을 이해하려 한다. 고딜로의 책은 영향력 있는 미민족학회(American Ethnological Society)로부터 “first book award”를 받았다.

미인류학협회(American Anthropology Association, AAA)의 2008년 연례 총회에는 전세계 각지에서 6천명 넘게 참석했는데, 이라크 점령과 미합중국 군대에 대한 인류학적 개입의 윤리에 관한 몇몇 모임들이 두드러졌다. 미인류학협회는 적법한 인류학 조사와 군대를 위한 간첩행위를 분명히 구별하도록 윤리 강령을 바꾸는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이러한 논쟁은 인류학에 폭넓은 충격을 가하고 있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프라이스(David Price)가 미합중국 공군과 해군에 의한 인류학의 사용을 토론하는 미인류학협회 회합에서 주장했듯이, “인류학은 원하든 원치 않든 정치경제학에 속해 있다. 메타-서사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거부가 인류학계에서 지배적이었던 결과, 우리는 인류학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할 만한 채비를 갖추지 못했다.”

미인류학회의 회의에서 미합중국의 제국적 기획에 인류학자들이 참여하는 것을 정당화하려 했던 자들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문화적 이해”의 힘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크리언의 그람시 해석에서 한 가지 취할 점이 있다면, 그것은 진보 세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분리된 문화들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한다면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계급, 역사, 권력의 역학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출처: International Socalism, Issue 122

번역: 라티오 출판사

2 thoughts on “[외국 도서 소개] Putting "culture" into context

  1. Pingback: 인사 38 | hochan.NET

  2. Pingback: links for 2009-04-15 | hoch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