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도서 소개] How to choose a sandwich

샌드위치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Jonathan Derbyshire

Robert H Frank의 [[경제적 자연주의자The Economic Naturalist]], Tim Harford의 [[인생의 논리 The Logic of Life]], Stephen A. Marglin의 [[음울한 과학 The Dismal Science]]을 읽고 Jonathan Derbyshire는 모든 인간의 행위가 비용과 이익을 가지고 곡예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Robert H Frank, The Economic Naturalist: Why Economics Explains Almost Everything, 256pp, Virgin, £7.99
([[이코노믹 씽킹]], 웅진지식하우스)

Tim Harford, The Logic of Life: Uncovering the New Economics of Everything, 288pp, Little, Brown, £18.99
([[경제학 콘서트 2]], 웅진지식하우스)

Dismal ScienceStephen A. Marglin, The Dismal Science: How Thinking Like an Economist Undermines Community, 376pp, Harvard, £22.95

대중 경제학은 2005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Steven D Levitt의 [[괴짜경제학 Freakonomics]]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 책은 아주 많이 팔렸고, 적어도 한동안 유명해지려는 어떤 대중 경제학자도 넘보지 못할 기반을 닦았다. 분명 Tim Harford의 [[인생의 논리 The Logic of Life]]와 Robert H Frank의 [[경제적 자연주의자 The Economic Naturalist]]는 Levitt가 내세운 공식과 아주 유사하다. 이 책들의 부제는 [[괴짜경제학]]과 마찬가지로 경제학이 “모든 것”을, 혹은 Frank의 경우처럼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하리라고 약속한다.

“거의”라는 단어는 경제학의 설명력에 관한 한두 가지 의구심을 야기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일은 Haford가 “신 품종”이라 부르는 이 경제학자들의 작업에서 그리 자주 일어나진 않는다. 이 급진론자들에게 경제학이란 그래프와 미적분학, 주식시장과 통화량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인간 행위에 대한 일반이론이며 이제껏 심리학과 역사학 혹은 사회학의 연구 영역이라고 여겨져 왔던 분야들을 위협하는 것이다. 이 신 품종이 이러한 학문들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경제학 이론을 예전에는 혼란뿐이었던 공간에 명쾌함을 가져다주는 강력한 ‘단순화 기제’로 본다.

대중 경제학의 등장은 자신감의 신호이며, 따라서 경쟁자들의 영토를 차지하려는 제국적 구상을 지닌 강건한 학문의 표상이다. 경제학의 분석 방법이 그것의 분석 대상만큼 중요하다면, Levitt가 말했듯이 “경제학이 도달한 영역을 넘어서는 데, 그것이 얼마나 기발하건 간에, 경제학 이외의 다른 학문은 필요하지 않다.” [[괴짜경제학]]의 놀라운 성공은 대부분 기발한 주제들을 감지해내는 Levitt의 식별력 덕분이었다. 예를 들어 스모 선수들의 승부 조작, KKK(Ku Klux Klan)단과 부동산 중개업자의 공통점, 이름을 바꾸면 아이의 운명이 바뀌는 이유 등이 그러하다. 또한 직관에 크게 반하는 결론들에 관한 증거를 정확히 찾아내는 그의 능력도 한몫했다.

Harford와 Frank 둘 다 이 점에 깊이 공감하였다. Haford는 경제학 이론이 유용할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그리하여 그는 여러 대상들 중에서 포커에서 이길 확률과 지난 십 년 동안 구강성교를 하는 미합중국 청소년들의 수 증가를 사례 연구로 선택했다. 한편 Frank의 책은 그가 코넬대학교에서 자신의 경제학 입문 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에게 부과했던 과제에 기초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관찰한 사건이나 행위에 관한 질문을 제기하고 그에 답하길 요구받았는데, 그들이 던진 질문은 분명 경제학 입문 강좌의 주요한 주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가미가제 조종사들이 왜 헬멧을 썼냐고 물었다. 왜 수줍음은 종종 매력적인 특성으로 간주될까? 왜 여성들은 하이힐의 불편함을 감수할까?

이 모든 현상은 Frank가 “경제적 논리”라 부르는 것을 따르고 있는데, 이는 비용-편익 원리의 근본적인 법칙이다. 이것은 어떤 행위를 함으로써 얻는 추가 이익이 추가 비용보다 클 경우에만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컨대 어떤 여자가 자신의 발을 뾰족구두에 우겨넣기로 결정했다면, 그녀는, Frank가 다소 수줍게 표현했듯이, “좀더 호의적으로 주목받는” 것에 따르는 이익을 불편함으로 인한 비용보다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이러한 것이 경제적 이론화라는 옷을 입은, 의심스러운 민간의 지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Haford의 많은 ‘통찰력’에 대해서도 같은 의심을 할 수 있다. 그러나 Haford와 Frank가 대중적인 명쾌한 문체로 저술했다 하더라도, 그들의 목적은 진지하다. Haford의 경우 그 목적은 합리적 선택 이론의 한 가지 버전을 방어하는 것으로, 이 이론은 개인적 선호 혹은 ‘유용성’의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인간 행위를 설명하려 한다. Haford가 얼마간 보편적으로 적용하려는 이 모델에서 인간은 거래나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무언가의 비용과 편익이 변하면 사람들은 다르게 행동한다.” Haford는 그러한 비용이 금전적인 것(이는 결국 “모든 것의 경제학”이다)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인센티브 개념에 관한 그의 가장 상세한 논의들 가운데 하나는 기업 중역의 연봉과 성과급을 다루지만 말이다.

합리적 선택 이론의 지지자들은 비용-편익 원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 독특한(그리고 아주 포괄적인) 방식으로 — 말한다. 또한 Haford는 우리는 우리가 으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뉴욕에 결혼상대로 적합한 남자들이 부족한 이유, 진화되어온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선호 등을 합리적 선택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접근법의 한 가지 문제점은 피가 흐르는 육체를 가진 인간보다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 불리는 이상적인 생명체에 더 잘 적용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Haford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조야한 풍자”라며 무시한다. 합리적 선택 이론에서 인간은 합리적인 자기이익의 관점에 따라 언제나 명확하게 생각하는 존재일 필요가 없다. 그는 우리 대다수가 “무의식적인” 계산가라고 말한다. 미분방정식 전문가인 것처럼 경기하는 뛰어난 당구 선수가 무의식적인 기하학자인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우리의 계산이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합리적 선택 이론에서 우리가 표출하는 선호는 항상 이기적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Frank는 이러한 견해를 논박하는 이른바 ‘행동주의 경제학(behavioural economics)’에 한 장을 할애한다. 행동주의 경제학자들은 인지적 오류, 특히 이른바 ‘선호 역전(preference reversal)’에 주목하는데, 이는 명백히 무관한 기타 선택지의 도입이 선호를 표현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여종업원이 그들이 지난번에 메뉴에서 참치 샌드위치도 골랐던 사실을 기억한다는 이유로 치킨 샐러드보다 구운 쇠고기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선호를 결코 바꾸지 않으려 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합리적 선택 이론의 구조 대한 매우 근본적인 수정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Stephen A Marglin에 따르면 그것은 충분히 근본적이지 못하다. Marglin은 하버드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이지만 [[음울한 과학]]은 길드를 배신한 자의 고백처럼 읽힌다. (숨막힐 듯한 승리주의적 분위기에 젖은 [[인생의 논리]]를 읽은 다음이라면 [[음울한 과학]]을 읽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Marglin을 행동주의 경제학의 접근법에서 “경제학의 핵심을 이루는 인간에 관한 가정들”에 “신랄한 비판”을 가할, 그동안 간과되어왔던 기회를 발견한 경제학자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Marglin은 사람들이 항상 자기이익을 합리적으로 계산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경제학자들이 사람들에 관해 생각하는 방식과 상충된다고 주장한다. 비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때로는 후덕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주류 경제학은 거의 300년 전에 흄(David Hume)이 ‘악당 원리’라고 부른 것을 적용하는데, 이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악당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사적 이익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고 간주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아미쉬(Amish) 신도들의 생활방식이야말로 주류경제학에 무언가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가장 좋은 방증이라는 Marglin의 생각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출처: Guardian Unlimited books news, 2008. 3. 29.

번역: 라티오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