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코드

최근 <<아페이론Apeiron>>지에 실린 제이 케네디(Jay Kennedy)의 논문은 플라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일반 독자들을 위해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발견이 플라톤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전환시켰고 그에따라 철학과 과학의 기원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바뀌었다. 이 발견은 일부 고대 해석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있지만 음악, 수학, 그리고 문예 이론에 있어서 플라톤의 선구자적인 역할에 대한 뜻밖의 중요한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적인 발견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은 어떤 철학적 미스터리에서 출발하여 고대의 서적 생산에 대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측면들을 더듬어 보는 것이다.

첫째, 미스터리. 몇 세대에 걸쳐 강도높게 연구했지만 플라톤의 대화편과 이를 둘러싼 몇몇 쟁점들은 끈질기게도 풀리지 않은 채 남아있다.

플라톤의 적극적 철학은 무엇이었는가? 플라톤은 자신 이전의 철학자들의 훌륭한 이야기를 상세히 묘사하고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직접 밝힌 적은 결코 없었다. 독자들 모두 이러한 플라톤의 익명성 문제와 씨름해야만 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플라톤의 핵심적인 주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세우지만, 엄격하게 말하자면 이것 역시 대체로 추측일 뿐이다. 고대와 근대 두 시대에 소수 집단은 플라톤이 적극적 견해를 전혀 갖지 않은 부정적인 회의주의자였다고 결론짓는 가능한 견해의 범위를 예시하였다. 그들에게 플라톤은 뛰어난 선동자였을 뿐이다. 그는 결국 우리 모두 무지한 자라는 소크라테스의 주장에 헌신한 것이었다.

왜 플라톤은 고대에 피타고라스의 추종자로 여겨졌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플라톤 사상이 형성되는 데는 소크라테스, 파르메니데스, 헤라클레이토스가 더 중요했다고 말할 것이 틀림없다. 결국 피타고라스는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거의 언급된 적이 없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은 플라톤 이전 세기에 밀교 집단을 만든 선지자이며 수학자인 피타고라스의 추종자였다고 노골적으로 말해 역사가들을 항상 당황케 하였다.

번이트(Myles Burnyeat)가 최근 런던 서평(London Review of Books)에 실은 글에 요약하였듯이 역사가들은 피타고라스의 명성이 매우 과장되었다고 믿기 때문에 이는 더욱더 난감한 사실이다. 피타고라스는 그 유명한 정리를 증명한 적이 결코 없었으며, 그에 대한 대부분의 이야기 역시 후대에 날조된 것들이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의 구성원, 그리고 많은 플라톤의 후대 추종자들까지도 플라톤은 근본적으로 피타고라스의 추종자였다고 주장했다. 버케트(Walter Burkert)는 피타고라스의 명성에 흠집을 내는데 영향을 끼친 한 연구에서 현대의 이러한 난처함을 “플라톤과 그의 제자들이 자신들을 피타고라스 이론의 계승자로 본 이유는 추측할 수 밖에 없다”고 요약해버렸다.

대화편은 어떻게 구조화되었는가? 플라톤은 식별할 수 있는 질서가 없는 문서구성을 조롱하였다. 그는 작문은 생물처럼 각각의 부분이 적절한 곳에 위치한 하나의 총체적 유기체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의 작품들은 종잡을 수 없고 잡다하며 우회하고 되돌아가는 대화들로 가득하다. 대화 도중 화제를 바꿀 때마다 그 이유가 있고 정리된 질문이나 목표가 더러 나오지만, 대화는 우왕좌왕하는 방식에 맞추어져 있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국가>>는 악명높은 뒤범벅이다. 이 책은 정치 이론에서 문예이론으로, 형이상학에서 수학과 도시계획으로 교육이론에서 신비학으로 이쪽저쪽으로 흔들거리며 진행된다. 많은 학자들은 <<국가>>의 다양한 문체와 주제들이 이 저서가 느슨하게 하나로 꿰매져 있는 구획된 영역들로 구성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믿는다. 다방면에서 완벽한 문장가인 플라톤이 가장 중요한 그의 대작에 대해 어떻게 그리 부주의할 수 있단 말인가?

왜 플라톤의 추종자들은 대화를 상징적으로 해석하였을까? 고대에서 르네상스 시대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플라톤이 본인의 진정한 철학을 대화편에 숨겼다고 믿었다고 말해도 타당할 것 같다. 신피타고라스주의자, 신플라톤주의자, 르네상스 플라톤주의자 등 다양한 학파들 모두 다양한 의미층을 만들기 위해 상징과 우화가 대화편에 사용되었다는 데 동의하였다. 표면에 드러난 서사는 탐구심을 자극하지만, 상급 학생들은 피타고라스 철학을 담고 더 깊은 곳에 놓여진 상징적 층까지 들어가야만 했다.

타렌트(Harold Tarrant)는 1세기 신피타고라스주의자들의 견해를 요약했는데, 이들은 “피타고라스주의 이론은 이런저런 이유로 그 이론들을 전면에 드러내기 꺼려했던 플라톤의 저서에 숨겨져 있으며, 진정한 피타고라스주의는 플라톤의 텍스트를 심층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피타고라스주의자들에게는 신념이 걸린, 피타고라스 형이상학의 구체적인 내용이 숨겨져 있는 플라톤의 텍스트 속에 어떤 난해한 것이 규칙적으로 간파된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18세기부터, 성서읽는 훈련을 받은 프로테스탄트 신학자들은 대화 속에는 일관된 상징주의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는 이유로, 문자 그대로 읽기를 주장하였다. 퇴폐적이며 미스터리를 파는 추종자들로부터 플라톤을 구하기 위해 이 고대 플라톤주의자들을 한 지적 집단으로 분리하여 그들의 스승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신플라톤주의자”로 이름 붙였다.  최근에 더 많은 연구들은 신플라톤주의의 근원을 플라톤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이들의 상징적인 접근 방식은 여전히 이들을 근대 플라톤 연구의 주류 밖에 놓고 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고대의 해석 방식은 매우 기초적이며 플라톤의 상징주의에 대한 신플라톤주의자들의 많은 주장들이 경박하며 더 나아가 기괴하기도 하지만 미스터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플라톤에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근접한 이들이 왜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대화편을 상징적으로 읽어야만 한다고 믿었던 것일까?

왜 플라톤이 구두로 비밀스러운 가르침을 전했다는 소문이 퍼졌을까? 오늘날 유럽 대륙과 영어권의 플라톤 학자들 간에는 주요한 경계선이 있다. 고대에는 플라톤이 “쓰여지지 않은 가르침(unwritten teaching)”을 가지고 있었다는 기록이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되어 주기적으로 되풀이 되었다.

오늘날 유럽 대륙의 많은 지역에서는 이 가르침이 플라톤의 진정한 철학을 담고 있으며, 이를 그의 추종자들이 전했음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철학자들은 이러한 튀빙겐 학파의 해석을 대체로 터무니없다면서 폐기하였는데, 이들은 플라톤의 사상을 알 수 있는 그리고 확신할 수 있는 전거는 대화뿐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세이어(Sayer), 딜론(Dillon), 칸(Kahn)같은 일류 플라톤 전문가들은 중도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플라톤이 (그의 “후기 존재론”에서) 비밀스러운 수학적 형이상학을 전개하였다는 단서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이론이 지속적으로 비밀스럽게 전해졌다는 데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여전히 대화가 가장 우선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이 논쟁에서 양측 모두 플라톤의 진정한 철학은 대화에서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것보다는 더 비밀스러운 것임에 동의하겠지만, 이는 미스터리를 가중시킬 뿐이다. 이 비밀스러운 철학은 무엇이었으며, 왜 플라톤은 이를 대화로 기록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는, 간략한 역사적 여담이 필요할 것 같다. 플라톤은 약 5미터나 10미터 길이의 파피루스 지에 대화를 적어 나갔다. 고대에 문학작품은 일반적으로 대문자로, 띄어쓰기 없이 작성되었다. 즉 단어, 문단 혹은 구절을 나누는 띄어쓰기가 없었고 마침표 역시 거의 없거나 아예 없었다.

이러한 문자들은 보기 좋게 분리된 정사각형의 단 안에 배치되었다. 각각의 단은 일정 수의 정해진 행으로 이루어졌다. 플라톤 이전 한 세기부터 대략 35개의 문자로 구성된 행이 일반적으로 채택되기 시작하였는데, 호메로스의 작품이 이러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책의 페이지 수나 글의 단어 수를 세는 것처럼 고대 그리스인들도 전체 행 수를 세었다. 필경사가 행당 얼마를 받을지 법으로 정했기 때문에 한 작품의 행 수는 그 작품의 필사 가격을 결정했다. 전체 행수를 세는 것이 쉬웠으며, 이 숫자는 흔히 그 작품의 두루마리 안에 명시되었다. 알렉산드리아의 거대한 도서관 카탈로그는 각 작품의 길이를 명백히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아 있는 기록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작품이 대략 445,270의 표준 행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플라톤 이후, 헬레니즘 시기 어느 지점에서 필경사가 호메로스 행의 단으로 필사하는 것을 그만두기 시작하였고 가능한 공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들은 여전히 오래된 규범의 행 길이로 텍스트를 측정했으나, 사실 임의적으로 길이를 적용하였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적으로 저술 기술이 발달하여 텍스트는 우리에게 익숙한 읽기 쉬운 모양을 띠기 시작했다.  띄어쓰기와 마침표를 삽입했고 소문자를 사용하여 대문자와 구분하였고 문단을 구분하였으며 장을 매겼고 다양한 종류의 제목을 붙였다.

현대의 플라톤 표준 텍스트인 옥스퍼드 고전 판(Oxford Classical Texts)은 이러한 방식으로 현대화된 것이다. 나는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텍스트를 워드 프로세서로 고대의 판형으로 복원시켰다. 텍스트를 호메로스 행의 통일된 단으로 다시 배열하였으며, 마침표와 띄어쓰기를 뺐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처럼, 플라톤의 손에 쥐어진 그대로의 대화편을 헬레니즘 시대 이후로 처음 본 것이 나였다.

패턴이 두드러져 보였다. 표준 행과 통일된 단으로 텍스트를 재배열하니 유사한 개념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 텍스트 안에서 수학적으로 의미심장한 위치는 철학적으로 중요한 개념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플라톤 이전의 피타고라스 전통이 희미해졌다고는 하나, 우주와 그 안의 만물이 어떤 근본적인 수학적 구조를 가졌다는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이들의 멋진 이론에 따르자면, 궤도를 따라 돌고 있는 행성조차 일정한 수학적 음정을 띤 톤의 교향곡을 들려주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 “천체의 하모니”를 지혜로운 자만이 들을 수 있다고 말한다.

로마의 건축 저술가인 비트루비우스(Virtuvius)는 피타고라스주의자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자신들의 텍스트를 수학적으로 체계화하였다고 말했다. 플라톤의 대화편의 전체 길이를 측정해보면 그의 주장에 대한 놀라운 증거가 제시된다. 플라톤의 텍스트가 수세기 동안 필사되는 과정에서 이 텍스트가 1~2퍼센트의 오차 내로 사소하게 누락되거나 수정되었다 하더라도 일부 대화편의 길이는 놀라울 정도로 그 끝이 꼭 맞아 떨어진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1200행 혹은 12 단에 100행

<<프로타고라스>>, <<크라틸로스>>, <<필레보스>>, <<향연>>은 각 2400행 혹은 12 단에 200행

<<고르기아스>>는 3600행 혹은 12 단에 300행

<<국가>>는 12,000행 혹은 12 단에 1000행

<<법률>>은 14,400행 혹은 12 에 1200행

대화편의 중요한 개념과 서사의 전환 역시 대체로 수학적으로 중요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점들 간의 일정한 간격을 부연된 에피소드와 논쟁이 메우고 있다.

일부 대화편은 주변 대화와 명확히 분리된 한묶음의 연설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연설들의 길이와 위치는 쉽게 측정되며 플라톤이 저술하면서 행을 세었다는 더 유력한 증거를 보여준다. 이러한 각각의 증거들이 사소하게 보인다해도, 이어지는 부분에서 바탕에 놓인 구조를 위한 더 체계적인 증거를 구축하고 있다.

여러 사례들 중의 하나를 들자면 <<파이드로스>>에서 소크라테스의 두 번째 연설은 그의 첫 번째 연설에 비해 세배나 길다. 최초의 연설은 7,169개의 희랍문자로 쓰여졌다. 이 수의 세배는 21,507이며 두 번째 연설의 문자 수가 21,508이다.

<<향연>>은 일련의 연설 묶음들이며 행 수에 관한 증거가 특히 풍부하다. 이는수 12가 건축학적 구조상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암시하고 있다. 파우사니아스(Pausanias)의 연설의 시작은 대화의 12분의 2지점에 놓여있으며, 에뤽시마코스(Eryximachos)의 연설(그의 딸꾹질을 포함해서)의 시작은 12분의 3지점에,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의 연설의 시작은 12분의 4지점에 놓여있다. 에로스에 대한 찬미가 최고조에 달한, 아가톤(Agathon)의 연설을 결말짓는 미사연구는 12분의 6지점, 즉 대화의 한 중간에 놓여 있다.

1에서 12라는 척도는 <<향연>>의 더 긴 연설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를들이 디오티마(Diotima)의 연설에는 중요한 지점이 두 번 있는데, 미의 탄생에 대한 서술과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미의 초월적 형상에 대한 설명이 그것들이다. 이 두 부분은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 중 12분의 8, 12분의 9지점에 놓여 있다. 따라서 이 두 부분은 12분의 1 간격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즉시 이는 근거 없는 수비학일 뿐이지 않겠느냐고 물을 것이다. 이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지난 세대 동안 과학사가들이 자연과학에 선행 했던 유사과학을 반드시 탐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했음을 알아야만 하겠다. 근대 화학과 천문학은 연금술과 형이상학에서 기원하였다. 수학은 산술학과 기하학, 수비학과 신비주의, 음악 이론과 형이상학의 이상한 조합으로 탄생하였다. 이러한 수학의 초기 전(前)-역사에 대한 지식은 플라톤에 대한 이 발견의 단서였다. 나는 철학자들에게 플라톤의 <<국가>>에 대한 고급과정을 가르쳤고, 수학과 학생들에게는 수학사를 가르쳤다. 최초의, 중요한 통찰력을 갖게 만든 것이 바로 이 두 분야의 결합이었다.

<<국가>>와 다른 대화편에 플라톤의 수비학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 것을 전제할때, 플라톤이 피타고라스 학파의 수비학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이 의외라고 말하는 것은 플라톤과 플라톤주의의 역사를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는 희랍수학 혁명의 심장부였다. 플라톤과 그의 학생들은 태양계와 음계의 수학적 이론을 향해 역사적인 걸음을 내디뎠다. 이 선구자들이 때로는 도에 지나치게 수학의 제국을 확장하려 하였으며,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을 밀어 붙였다고 말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과학과 유사과학간의 우리의 구별은 최초로 과학을 확립하고자 했던 그들의 기여에 의거한다.

플라톤이 수비학에 안목 높은 관심을 가졌다는 잘 알려진 사실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그 어느 누구도 플라톤이 수비학을 자신의 대화편을 구성하기 위해 이용하였다는 것을 가정해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 동료 중 한 명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띤 채 말한 것처럼, “플라톤이라면 해보았을만한 그런 것이다.”

수비학의 주제는 놀랍게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에도 가끔 등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피타고라스 학설에 대한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정보제공자이지만 피타고라스에 대해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그의 연구는 그가 박식한 문외한이었을 뿐임을 보여주고 있다. 때때로 그의 신랄한 비판은 그가 피타고라스 학설을 전수받은 사람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위에서 숫자 12가 대화편의 구조에 일정한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는데, 더 깊은 탐구는 놀랍고도 근사한 통찰로 귀결된다. 플라톤은 각각의 대화편에 12 음표를 묻어 놓았다. 다시 말해서 각 텍스트의 12분의 1지점에 어떤 상징을, 그리고 12분의 2지점에 이 상징과 연관된 다른 상징을 집어 넣는 식이었다. 예를 들면, <<향연>>에서 “조화롭게 하는 것” 또는 “하나로 혼합하는 하는 것” 이라는 표현은 음표를 표시하는데 쓰였다. 음악적 하모니에 대한 에뤽시마코스의 논의, 아리스토파네스의 진정한 연인들이 하나가 됨, 디오티마의 이상적으로 통일된 미의 형상에 대한 생각 모두 음표의 위치에 놓여 있다. 이러한 개념의 일정한 패턴이 음계를 형성한다. 각각의 대화에서 다른 유개념이 전개되더라도, 12배수 패턴은 동일하다.

곧 발간될 나의 저서 <<플라톤 대화편의 음악적 구조: 증거에 대한 안내The Musical Structure of Plato’s Dialogues: a Guide to the Evidence>>는 두 대화편에 보이는 음악적 기호들의 패턴에 주석을 달고 있다. 이 패턴들이 수학적으로 규칙적이기 때문에 플라톤의 기호 체계는 정확하고도 엄밀하게 연구될 수 있으며, 이는 더 뜻밖의 발견으로 귀결되는데 이로써 패턴이 음계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널리 알려졌듯이 음악적 조화를 정수 비율과 동일시 하였다. 길이가 2대 3의 비율을 갖는 현악기가 내는 곡조는 음이 잘 맞지만 반대로 7대 2의 비율은 귀에 거슬린다.

플라톤의 친구이자 잘 알려진 피타고라스 학파인 아르키타스(Archytas)와 다른 이들은 이 생각을 일반이론으로 발전시켰다. 음계의 음은 대체로 그 중 가장 마지막에 있는 음과 조화를 이루는지 아닌지에 따라 차례가 정해진다. 12음계에서 세 번째, 네 번째, 여섯 번째, 여덟 번째 그리고 아홉 번째 음은 열두 번째 음과 조화를 가장 잘 이룬다.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적극적이고 더 “플라톤적인” 개념 — 형상, 탁월함, 올바름, 아름다움, 조화 등 — 은 조화로운 음의 위치에 놓여 진다. 더욱 부정적인 개념 — 악, 부정, 참주, 지하세계 등 — 일수록 더욱 더 불협화음의 위치에 놓여진다.

이것이 플라톤 대화편의 구조에 대한 열쇠이다. 끊임없이 정점을 향해 쌓아나가는 대신, 대화는 각 대화로부터 4분의 3지점에 있는, 조화로운 9번째 음에서 절정에 이르고 이후 일련의 불협화음을 거치면서 점차 쇠약해진다. 따라서 <<향연>>에서, 디오티마의 연설이 절정에 이른 후 알키비아데스(Alcibiades)의 수치스럽고도 파괴적인 연설이 불협화음인 10번째, 11번째 음표까지 계속된다. 이점은 대화편이 좌절감을 느낄 정도로 결론이 나지 않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겉으로는 두서없이 보인다해도, 플라톤의 대화는 표면적인 서사 밑에 음악적 형태로 우아하면서도 엄밀하게 짜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피타고라스가 우주는 들리지 않는 멜로디를 낸다고 생각했듯이 플라톤의 저서도 은밀한 음악을 품고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이 하모니이거나 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들이 플라톤의 서사 안에 있는 음계를 가로질러 간다면, 일련의 조화와 부조화의 부분들에 지적으로, 정서적으로 반향할 수 있을 것이다. 묻혀있는 음계는 독자의 영혼 안에 있는 무의식의, 지적 음악을 연주하도록 계획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플라톤이 그의 독자들을 악기처럼 연주하려 했을 수도 있다.

이 음계가 대화편 안에 있다면, 고대의 독자들은 이를 알아차렸을까? 스미르나의 테온(Theon of Smyrna)이라 불리는 2세기의 플라톤주의자는 아주 혼란스러운 책을 썼다. 책제목은 <<플라톤을 읽는데 유용한 수학에 관하여On the Mathematics Useful for Reading Plato>>라고 붙여졌는데, 대화편의 독서법과는 별 상관 없어 보였다. 희랍 수학과 수비학 역사가들에게는 중요하였지만, 현대의 플라톤 학자들에게는 대체로 무시되었다. 부분적으로는 테온 그 자신에게 잘못이 있었다. 그는 현재는 잊혀진 낡은 플라톤 입문서들을 편집한 이었으며, 그의 수학이 플라톤의 어떤 특정 부분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언급하지 못했다.

테온의 저서의 장황한 절들은 대화편이 상징적이며 숨은 층위가 있다고 주장하는 초기 플라톤주의자들의 유실된 글들을 요약 정리하고 있다. 이들의 책들은 [비밀에 관하여] 혹은 [플라톤 철학에 남겨져 있는 의미]와 같은 감질나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테온의 자세한 설명으로부터 우리는 이들이 플라톤의 해석자에게 동일한 간격을 둔 12개의 음계의 연구를 권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대화편 어디에서도 공공연하게 언급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들은 대화편에는 없는 상대적 화성 이론의 연구도 권했으며, 이에 대한 공을 피타고라스와 아르키데메스에게 돌리고 있다.

따라서 대화편을 해석하는 맥락에서 일부 고대 플라톤주의자들은 플라톤의 대화편에 보존된 또는 숨겨진 형이상학 이론이 있으며, 이는 피타고라스와 연관이 있고 12개의 규칙적인 간격을 둔 음계가 논의되었으며, 상대적 화성 이론이 검토되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는 이 저술가들이 남긴 빈약한 양의 글이 재평가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들이 대화편의 음악적 구조를 인정했다는 자명한 근거가 있는 것이다.

이들이 살았던 시대가 일정 정도 불명확하지만, 이 해석자들은 여전히 행을 셀 수 있게 만들어 음악적 구조를 단숨에 알 수 있는 판형의 대화편 사본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 세대 전에 콜럼비아 대학교수인 히에트(A.Kent Hieatt)는 스펜서의 잘 알려진 시에 수학적 구조가 숨겨져 있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세익스피어에 비하면 이류였지만, 스펜서는 엘리자베스 시대의 뛰어난 시인이었고 르네상스 플라톤주의자였다. 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연구되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오히려 그 구조가 더 일찍 지적되지 않았다는데 놀랐다. 히에트의 발견은 연구방향을 전환시켰고, 이후로 대학 교과과정에도 반영되었다. 파울러(Fowler)는 후에 조사를 진행하여 단테의 <<신곡>>에서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에 이르기까지 놀라울 만큼 많은 문예작품들이 수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서를 저술하였다. 학자들이 어떻게 스펜서의 시 안에 있는 구조를 간과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파울러는 “인문학자들은 셈을 못한다”고 빈정거렸다.

상징주의 작가들은 표면적인 서사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상징을 집어 넣는데 뛰어나다. 단테, 스펜서, 조이스, 만 그리고 다른 우의작가들에 대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징체계를 해독하고 설명해내는 확립된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후기 작품들의 특징이 플라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독법으로 사용되지는 않아야겠지만, 전례들은 중요할 것이다.

음악적 상징주의가 플라톤의 상징방식의 열쇠이다. 한번 풀리면, 이는 다른 숨겨진 체계를 풀게 해준다. 고대 독자들이 말했듯이, 대화편은 상징으로 얽히고 설켜있다.

특히 어떤 상징들은 수학적, 음악적 위치만을 표시하지 않는다. 이 상징들은 다른 이론을 함유하고 있다. 플라톤의 적극적 철학은 근저에 놓여있는 형상에 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두 번째 논문은 대화편의 저층위를 탐색하고 있다. 예를들어 이 연구는 각 대화 안에 있는 음악적 순서가 대화의 순서로 귀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른 남짓의 대화는 일관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므로 플라톤의 비밀스러운 가르침이 구두로 몰래 전달되었다고 주장할 필요가 없다. 비전의 수학 철학에 대한 끊임없는 평판은, 보통의 방식으로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대화편 내에 숨겨진 의미의 층으로 인해 널리 전파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플라톤은 왜 그의 이론을 이런 방식으로 숨기려 하였을까? 플라톤의 동기에 대한 논쟁은 중요한 역사적 사실에서 시작되어야만 한다. 고대의 우애집단, 길드, 종교집단에게 비밀은 통상적인 것이었다. 이들은 성스러운 것은 밀실 안에 보존되어야만 한다는 본능을 가졌던 듯 하다. 그렇지만 비밀은 사회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었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비밀은 집단을 외부인으로부터 분리하여 더욱 강하게 응집시켰다. 특히 초기 피타고라스 학파는 박해 받는 집단으로 간주되어 자신들의 정체성과 이론을 비밀리에 숨겼다.

문학적인 비유와 지식의 보존에 대한 플라톤의 관심은 대화편에 잘 드러나고 있다. 문학에서의 상징주의의 역사를 연구하는 이들은 이 주제가 소크라테스를 따르는 집단에게 특별히 중요한 주제였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하였던 우의문학 장르는 “피타고라스적인 것”으로 불리었다. 맥락상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겠지만, 노이제(Neuse)의 간결한 요약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피타고라스 학파 미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예술가가 그의 작품에 불어넣어야만 하는 암시적인 혹은 숨은 조화로움이었다. 따라서 (플라톤주의자인 스펜서의 시에 내재한) 수로 표시되는 상징 체계는 피타고라스 학파 풍으로 우주의 수학적 위계질서와 은밀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표현하는데 이바지했다. 추상적 구조 또는 패턴에 대한 요구와 결합시키기 위해 인문주의적 피타고라스주의는 예술작품 제작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예술가들의 상상은 자연의 흐름으로 들어가야 하며, 이와 동일시 되어야 하고, 자연의 힘으로 이미지가 생성되어야 한다.”

플라톤과 같은 일류 저자가 왜 부차적이고 상징적인 수준의 문체에 의지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답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플라톤이 문예 상징주의의 이론가일 뿐 아니라 이를 실천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안다.

대화편의 숨겨진 의미층을 판독하는 것은 무덤을 열어 플라톤의 새로운 저서를 발굴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플라톤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변환시킬 것이다. 그는 유럽의 지적 전통의 상징적인 창시자일 뿐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와 다른 이들이 말한 바와 같이 피타고라스주의자였다. 그들의 이론이 비밀의 장막에 쌓여있을지라도, 피타고라스 학파는 플라톤이 살아 있을 당시에 비범한 정치세력이었다. 그의 친구인 아르키타스는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를 다스렸다. 테바이에서 피타고라스 학파는 스파르타의 점령에 대항하는 반란을 이끌었으며, 군대를 소집하여 고대의 중요한 전투 중의 하나에서 스타르타르인들을 전멸시켰다. 이제 <<파이돈>>과 <<향연>>에 나타난 테바이에 대한 경의가 이해될 것이다. 플라톤은 자신의 시대에 중요한 개혁운동에도 관여하였다.

우리는 과학과 수학에 있어서의 플라톤의 역할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자들은 플라톤이 높은 수준의 탐구에 적극적으로 몰두했는지 아니면 그저 앞장서서 과학을 예찬한 사람이었는지 논의를 벌여왔다. 대화편에 고등 수학에 대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가 과학을 부차적인 것으로 권장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플라톤의 상징체계에 고등 수학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 처음으로 우리는 플라톤이 대화편에 수학적 구조를 깔아 놓으면서 정교한 계산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게다가 대화편의 일부 수학적 기호는 아카데메이아에서 발전된 명확한 고등수학 지식을 보여준다. 플라톤이 정리를 증명했으며, 핵심 문제 연구에 집중했다는 고대 기록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연구자들이 대화의 상징층에 암호화된 모든 원리들을 발굴하고 평가하는데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소수의 학자들만이 연구에 필수불가결한 고대철학, 음악이론, 수학, 문예이론 그리고 피타고라스 철학에 정통하다. 결국에는 철학의 탄생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며, 플라톤은 새롭게 될 것이다.

부가적인 학문적인 논의와, 참고서적, 플라톤의 저서에 대한 스테파누스의 인용은 <<아페이론: 고대철학과 자연과학지>>의 “Plato’s Forms, Pythagorean Mathematics, and Stichometry”를 볼 것, 음계의 위치를 알려주는 주석을 단 옥스포드 고전판의 플라톤의 대화편 파일은 저자의 맨체스터 대학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음.

제이 케네디는 맨체스터 대학의 자연과학과 기술사 연구소의 방문학자이다.

출처: TPM: The Philosophers’ Magazine

https://reader.exacteditions.com/issues/52098/thumbs

번역: 라티오 출판사

휴 트레버-로퍼의 <역사와 계몽주의History and the Enlightenment>
조나단 리(Jonathan Ree)

“휴 트레버-로퍼(Hugh Trevor-Roper)는 종교를 조소하였으나 이를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았고, 계몽주의에 대한 과대평가라는 유혹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History and the Enlightenment by Hugh Trevor-Roper, edited by John Robertson (Yale)

역사학자 휴 트레버-로퍼가 2003년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을 때 부고 기사는 많았지만 호의적인 것들은 아니었다. 트레버-로퍼는 20년 넘게 옥스퍼드 대학에서 근대사 흠정교수였고 그 후에는 캠브리지 대학의 피터하우스 칼리지 학장이었으며, 1979년에는 상원 의원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토리당의 높은 지위에 있었는데도 그는 권력 층 내에서 그리 많은 호감을 얻지는 못하였다. 또한 <타임스>의 이사를 역임했으나 고위층 부고 담당 기자들 역시 동정적이지는 않았다. <<로드 대주교Archbishop Laud>>(1940), <<히틀러의 마지막 날들The Last Days of Hitler>>(1947), <<유럽의 마녀 열풍The European Witch Craze>>(1970) 등의 일부 저서에 대한 간단한 인사치례 정도의 호평은 있었지만, 그가 새로 발견된 히틀러의 일기라고 알려진 노트가 원본이라는데 자신의 명성을 걸었던 1985년, 그 정신 나갔던 순간이 부각되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재빠르게 철회하였으나 이미 <타임스>는 독점 연재권을 얻는데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 후였다. 존경할만한 역사학자가 곧바로 <프라이빗 아이Private Eye>지의 지면에서 매우-신통치 못한 휴(Hugh Very-Ropey)가 되어 버렸으나 <타임스>는 이에 대한 복수를 그가 사망할 때까지 아껴두었다. “그는 자신에 대해 비호감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호감을 갖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화를 잘 내는 사람이었고 자신의 적수들을 적절히 상대하지 못했으며 자신보다 타인에 대해 더 아이러니컬했다”며 히죽거렸다.

트레버-로퍼의 명성은 그가 사망한 이래로 더 커졌다.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은 역사학자로서의 그의 놀라운 열정을 높이 평가하였다: 흩어진 문서더미에서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내는 요령(그는 손쉽게 8개 국어로 작업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발견한 것을 그래함 그린(Graham Greene)만큼 이국적으로, 그리고 이블린 워(Evelyn Waugh)만큼 익살스러운 이야기로 만드는 재주. 뛰어난 중국학자이며 위대한 박애주의자 그리고 구제불능의 거짓말쟁이며 사기꾼인 에드문드 백하우스(Edmund Backhouse)에 대한 그의 1976년 연구서 <<북경의 은둔자The Hermit of Peking>>를 예로 들어보자. 이 책은 사실 역사적 발견이라는 위대한 업적이 아니었더라도 희극 소설로서의 그 위치를 쉽게 고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그의 여러 강의와 에세이 그리고 책으로 출판될 만큼의 분량을 지닌 연구물 (이 중 대부분이 생전에 출판되지 않기를 원했다 — 특히 2006년 그의 사망 후 출판된 17세기 전환기의 유럽 문화생활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인 <<유럽의 내과의사Europe’s Physician>>) 등에 다양하게 적용된다.

그는 자신이 흥미로운 세부사항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이론을 다룰 줄 아는 진지한 역사 사상가임을 보여주었다. 트레버-로퍼는 골수 보수주의자였겠으나, 보수 세력의 편협함을 경멸했고 근래 들어 그에게 붙여진 “토리 마르크스주의자”라는 표현에 전혀 이의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근대 초기의 유럽 정치 드라마가 정당성의 구조적 위기의 일부이며, 역사적 지식이 일개 국가나 일개 언어에 제한된 이들(대부분의 그의 전문가 집단 동료와 같은)은 이 점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Hill)이나 다른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를 공격할 때 그가 문제 삼은 것은 이들의 유물론이 아니라 구조적 분석을 무시하며 자신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도덕적인 순교자를 위해 과거를 닦아 내려는 이들의 습관인 “감상주의”였다. 그가 영국의 제도를 옹호하였다면, 이는 이 제도를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서가 아니라 인간 어리석음에 대한 영예로운 기념비로서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기독교의 “예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교리”를 믿는다고 주장하는 이들에 당황하였지만, 바보 같은 믿음에 달라붙어 있는 태평스러움을 즐길 수만 있다면 영국 국교회의 의식에 기쁘게 참여하였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것은 “고대 유대의 광적인 베두인, 비잔티움 혹은 로마의 마그레브의 건달 성직자, 17세기의 박식한 영국 국교회 주교, 그리고 19세기의 훌쩍거리는 감리교 성가학자”에서 나온 여러 유산들 중 하나를 뽑는 게임과 같은 것이었다.

트레버-로퍼가 모든 것 (혹은 거의 모든 것)에 재미삼아 놀리는 태도를 갖게된 것은 군복무때문이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부분을 영국군대에서 독일군의 정보를 해독하며 보냈지만, 1945년 널리 믿어지는 것과 달리 히틀러가 정말로 벙커에서 죽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사 — 이후 베스트셀러가 된 책 — 를 쓰기 위해 베를린으로 갔다. 이러한 학문외적인 경험때문에 그는 이전에 훈련한 편협한 학습법에 반대하게 되었다. 그는 철학자들이 철학을 멸종시킨 것처럼 전문 역사가들이  “중요하지 않은 진실”을 위한 그릇된 열성으로 역사를 멸종시킬 위험이 있다고 썼다. 그러므로 그는 일반 독자들이 역사를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공적 담론으로 알리는데 전념했다.

세계 대전 기간에 트레버-로퍼는 18세기 회의주의자이며 <<로마 제국 쇠망사The History of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의 저자인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역사에 대한 완벽한 연구서가 있다면 트레버-로퍼에게 <<로마 제국 쇠망사>>가 바로 그것이었고, 역사 과학이라는 것이 있다면 이 연구의 창시자는 마르크스가 아닌 기번, 즉 프랑스 사회이론가인 몽테스키외의 어깨 위에 서있는 기번이었다. 남은 인생동안 트레버-로퍼는 자신들의 학문분야가 의미심장한 과거를 갖고 있음을 동료 역사가들이 깨닫도록 지속적으로 설득하려했고, 이 일에 전념한 그의 에세이와 강의가 마침내 <<역사와 계몽주의>>라는 제목으로 묶였다.

그는 (일부 인문주의자들이 맹목적으로 사랑했던) 진리의 빛이 18세기 초 유럽에서 갑작스럽게 밝혀졌다는 다소 진부한 개념에는 흥미가 없었으며, 과거에 사람들이 겁내던 악마는 그들의 미신적인 상상의 산물임을 밝혔다. 트레버-로퍼가 기리려 했던 계몽주의는 철학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것이다: 이는 의미 없는 사실 또는 교화적인 모범이 아닌 “사회학적 내용”, 다른 말로 하자면 “인간 사회는 내재적 역동성을 가졌고 이는 이들의 사회구조와 명확한 전개에 달려있다”는 혁명적인 개념을 헌신적으로 파헤친, 새로운 종류의 역사에 대한 기번의 연구에 의해 두드러진다. 역사를 “지상으로 끌어 내림”으로써 기번과 계몽주의 역사가들은 다른 많은 철학자들이 했던 것보다 더욱더 무지한 신학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기번은 종교를 조롱했으나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그는 종교적 체험이, 트레버-로퍼의 표현에 따르자면, “사회 구조와 정치 유형에 연관된 가치들”을 수반하고 있음을 인정했고, 그에따라 사람들이 종교를 위해 타인을 죽이거나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칠 정도로 종교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의 오랜 동맹인 볼테르를 비난했는데, 볼테르는 성직자의 비행에 대한 분노로 인해 자신의 적의 거울 이미지, 즉 기번의 표현에 따르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편견이 심한 사람”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기번은 자신의 주장을 멋있게 펼쳤으며, 트레버-로퍼 역시 그러했다: 회의적인 세속주의가 새로운 삶을 맞이한다면 이는 역사는 좀 더 많이 그리고 철학은 덜 필요로 할 것이며, 더 많은 설명과 더 적은 분노를 필요로 할 것이다.

출처: New Humanist Volume 125 Issue 3 May/June 2010

번역: 라티오출판사

라티오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책들은 판권 부분에 ‘QR코드’를 인쇄할 예정이며, 이는 2010년 4월에 출간된 <<인문 古典 강의>>부터 적용되었습니다. 이 코드는 사이트에서 해당 도서를 소개하는 글 아래에도 첨부되어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궁금한 사항은 위키백과의 해당 항목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ko.wikipedia.org/wiki/QR_%EC%BD%94%EB%93%9C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분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예) http://www.scany.net/kr/

인문고전

인문 古典 강의

지은이: 강유원
판형: 신국판; 576페이지(27,000원)
발간일: 2010년 4월 15일
ISBN: 9788996056164

<<인문 古典 강의>> 강유원, 라티오 (#ISBN9788996056164)

도서안내
체계적인 기본 지식도, 현실적인 지혜도 주지 못하는 인문학 공부는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과장하는 책이나 현실에 대한 표피적인 비판을 담은 조각 글들이 아니다. 인류의 오래된 지식에 관한 ‘총체적인 통찰’과 삶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담긴 책이 필요하다. 이런 책을 통해서라야만, 고전에 천착하여 당면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인문학적 교양인’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신화(神化, 고귀한 삶)와 물화(物化, 천박한 삶)의 대립이라는 일관된 주제의식 아래, 고대와 근현대의 주요 고전을 선정하여, 텍스트 안팎의 역사와 사상을 종횡으로 설명하고 있다. 시대와 삶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고전읽기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자기계발을 하고자 하는 이, 고전 공부를 통해 인문 교양의 핵심을 얻고자 하는 이, 책과 세계 그리고 텍스트와 콘텍스트를 매개하고자 하는 이를 위해 쓰인 책이다.

여기서 다루는 고전들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문학 텍스트도 있고, 역사적 성찰에 기여하는 것도 있으며,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사유의 힘을 기르기 위한 것도 있다. 그러나 이 고전들은 역사적 배경으로도 철학적 내용으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어떤 하나의 책에 관한 논의를 읽을 때에도 그것이 고립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강의는 서구 서사시의 출발점이라 여겨지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시작한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서구의 유년 시대에 해당할 것이다. 이 시대는 물론이고 이어지는 시대에서도 사람들은 인간과 세계를 분리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항상 우주 혹은 자연의 일부분으로서 인간을 보는 관점을 견지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안티고네>>,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거쳐 <<신곡>>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과 세계가 하나가 되는 장쾌한 드라마를 경험할 수 있다.

<<군주론>>에서 <<방법서설>>, <<통치론>>, <<법의 정신>>을 거쳐 <<직업으로서의 정치>>, <<파놉티콘>>, <<거대한 전환>>에 이르는 과정은 서구의 근현대에 해당한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힘의 약진과 그것의 파멸을 목격한다. 인간은 대단한 존재이지만 자신의 한계를 모르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할 때에는 결국 인간성을 벗어난 것, 즉 기계가 되고 만다는 것을 여실히 알게 된다. 이에 마지막으로 우리는 동아시아의 소박한 유년 시대가 담긴 <<논어>>를 들여다보면서 고대와 근현대를 잇는 자기반성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차례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첫 시간

진정으로 명예로운 인간의 길 : 호메로스 <<일리아스>>
제1강 사건의 한가운데로
제2강 불멸하는 신, 필멸하는 인간
제3강 공동체를 구하는 ‘명예’
제4강 죽음의 운명을 받아들여 영원함을 얻은 자

신의 법과 인간의 법 :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제5강 삶 자체가 정치인 공동체
제6강 고귀함과 천박함
제7강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제8강 파멸을 향해 가는 인간

덕을 닦는다는 것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9강 훌륭한 시민의 조건
제10강 향락적 삶, 정치적 삶, 관조적 삶
제11강 실천적 지혜의 도야
제12강 완성된 인간의 자기관조

절대자와의 만남: 단테 <<신곡>>
제13강 기쁨에 가득 찬 시
제14강 훌륭한 말
제15강 신의 은총과 초인간적 경지
제16강 신을 닮은 인간

지극히 현실적인 것의 발견 : 마키아벨리 <<군주론>>
제17강 군주의 역량
제18강 행동하는 삶
제19강 무장한 예언자의 무력과 설득력
제20강 군주를 몰락시키는 미움과 경멸

인간주체의 허약한 확실성 : 데카르트 <<방법서설>>
제21강 세상이라는 커다란 책
제22강 삶에 유용한 여러 지식
제23강 이성을 사용하는 방법
제24강 근대의 정신분열

물질세계의 소유 : 로크  <<통치론>>
제25강 물질주의적 인간관
제26강 자유주의 국가의 목표
제27강 재산으로 증명되는 인간의 정체성
제28강 세계의 중심을 차지한 ‘소유권’

이성주의에 대한 희미한 저항 :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제29강 인민의 도덕적 기질과 성향
제30강 인류학적 상대주의

폭력으로 다스려지는 세계 :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제31강 물리적 강제력, 근대국가의 수단
제32강 근대의 정치, 악마적 힘들과 관계맺기

기계화되는 인간 : 벤담 <<파놉티콘>>
제33강 이익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되는 세계
제34강 내면화되는 감시의 시선

근대 세계의 파탄과 혼돈의 시작 : 폴라니 <<거대한 전환>>
제35강 자기조정시장의 파탄
제36강 물건으로 변해버린 인간

역사에게 묻는 인간 : 공자 <<논어>>
제37강 정치적 현실, 유가의 출발점
제38강 사심을 이겨내고 예로 돌아간다
제39강 “이 문화”의 보존과 계승
제40강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는다

마지막 시간

저자소개
대학과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고전 공부를 해야한다고 믿는 지식주의자이지만, 시대와 역사를 모르면 모든 공부가 공허할 뿐이라는 현실주의자이기도 하다. ‘인문철학자’로서 철학, 역사, 문학, 정치, 종교,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유기적으로 탐구하고 있으며, 강의와 글쓰기, 번역을 통해 공동 지식과 공통 교양의 확산에 힘쓰고 있다.

<<책과 세계>>,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 <<강유원의 고전강의 공산당 선언>>, <<주제: 강유원 서평집>> 등을 썼으며, <<인문학 스터디>>(공역), <<경제학-철학 수고>>, <<역사와 역사가들>>(공역), <<낭만주의의 뿌리>>(공역), <<헤겔 근대 철학사 강의>>(공역), <<홉스와 로크의 사회철학>>(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The Argument and the Action of Plato’s “Laws”

Author: Leo Strauss
Paperback: 196 pages
Publisher: Chicago University Press; New edition edition (9 July 1998)
Language English
ISBN-10: 0226776980
ISBN-13: 978-0226776989

Product Description
Leo Strauss 사후에 출간된 이 책은 1973년 그가 죽기 얼마 전에 편집된 것이다. Strauss는 Platon의 고전 텍스트를 조심스럽고 면밀하게 읽음으로써 통찰력있고 유익한 독법을 제공하고 있다.

출처: Amazon.com

번역: 라티오 출판사

이 원고는 필자가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에서 2009년 2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40회에 걸쳐 진행한 ‘고전 10권 읽기’ 강좌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서구 고대와 근대의 고전들을 아우르며 폭넓은 사유와 오늘날에 되새길 수 있는 지혜를 펼쳐보이고 있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고전은 다음과 같다.

호메로스, 일리아스(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소포클레스, 안티고네(천병희 옮김, 문예출판사)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강상진 외 옮김, 이제이북스)
단테, 신곡(김운찬 옮김, 열린책들)
마키아벨리, 군주론(강정인 외 옮김, 까치출판사)
데카르트, 방법서설(이현복 옮김, 문예출판사)
로크, 통치론(강정인 옮김, 까치출판사)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고봉만 옮김, 책세상)
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김진욱 옮김, 범우사)
벤담, 파놉티콘(신건수 옮김, 책세상)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홍기빈 옮김, 도서출판 길)
공자, 논어(미야자키 이치사다, 이산출판사)

2010년 4월 출간 예정

Plato’s Philosophers: The Coherence of the Dialogues

Author: Catherine H. Zuckert
Hardcover: 896 pages
Publisher: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 edition (June 1, 2009)
Language: English
ISBN-10: 0226993353
ISBN-13: 978-0226993355

Product Description
플라톤의 진정한 사상과 그것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서로 대립되는 문제에 직면하면 그것을 구별하려는 학자들은 대화편 안에서는 물론이고, 대화편들끼리도 일치하지 않는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Catherine Zuckert는 이 책에서 처음으로 이 산문 드라마가 철학에 대한 플라톤의 포괄적 이해를 어떻게 정합적으로 드러내는지를 설명한다.

Zuckert는 이 정합성을 드러내기 위해 대화편들이 쓰여졌다고 여겨지는 순서가 아닌 플라톤이 그 대화들이 벌어졌다고 말한 드라마의 순서에 따라 검토한다. 이는 일반적인 탐구방식이 아니지만 이로써 이야기의 시작, 전개 그리고 소크라테스적 철학의 한계가 낱낱이 드러난다. 예를들어 드라마의 초기 대화들에서 비소크라테스적 철학자들은 소크라테스가 대답하려고 하는 정치적 철학적 문제들을 끌어들인다(이 내용이 이 책의 제1부에 해당한다). 두번째 드라마 묶음들은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독자적인 철학 스타일을 발전시키는 방법이 드러난다(이 내용이 이 책의 제2부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후기 대화편들은 그의 철학의 한계를 밝혀내는 대화가담자들을 주로 다룬다(이 내용이 이 책의 제3부에 해당한다). Zuckert는, 이러한 한계가 있지만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에게 ‘최선의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라는 인간의 근본문제를 제기하게 함으로써 대화편의 중심 인물로 만들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게다가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불완전함을 드라마로 만들면서 인간의 삶과 비인간의 세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명백하게 건널 수 없는 간극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간극 — 과학과 인문학의 분리 그리고 과학적 진보가 탈인간화라는 결과에 이를 가능성 — 이 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시기에는 플라톤의 전 저작에 대한 Zuckert의 이 탁월한 해석이 과거와 현재 세계에 대한 참으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할 것이다.

출처: Amazon.com

번역: 라티오 출판사

Thucydides: The Reinvention of History

Author: Donald Kagan
Paperback: 340 pages
Hardcover: 272 pages
Publisher: Viking Adult (October 29, 2009)
Language: English
ISBN-10: 0670021296
ISBN-13: 978-0670021291

Product Description

명망있는 학자가 다시 살펴본 최초의 근대적 역사가와 그의 방법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장엄함과 힘은 2500년 동안이나 독자와 역사가 그리고 정치가를 사로잡아 왔으며, 그 저작과 저자는 국제 관계와 전쟁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영향력을 끼쳐왔다. Thucydides에서 우리 시대 가장 앞선 고전 학자 중의 한 명인 Donald Kagan은 이 위대한 역사가와 그의 저작을 그의 시대 안에서 검토하고 그를 수정주의적 역사가로 간주하면서 조명한다.

투키디데스는 인간 행위에 대한 설명을 신의 의지 또는 심지어 개인의 의지에서 찾기를 거부하고 사회 속의 인간 행위에서 바라봄으로써 근대성으로의 놀라운 도약을 이룩하였다. Kagan은 이러한맥락에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가 어떻게 다른지를 그 당대 사람들이 내놓은 고찰을 통해 설명하며, 그에 이어 그때 이후 역사를 개념화하는 방식에 극적인 영향을 끼침으로써 그 책이 최초의 근대적 정치사로 자리잡게 된 사정을 보여준다.

출처: Amazon.com

번역: 라티오 출판사

|국내 관련 도서|
도널드 케이건(지음), 박재욱, 허승일(옮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까치글방, 2006.

도널드 케이건(지음), 김지원(옮김), <<전쟁과 인간>>, 세종연구원, 2004.

The Young Karl Marx: German Philosophy, Modern Politics, and Human Flourishing

Author: David Leopold
Paperback: 340 pages
Publisher: Cambridge University Press (August 6, 2009)
Language: English
ISBN-10: 0521118263
ISBN-13: 978-0521118262

Product Description
마르크스의 초기 저작에 관한 획기적이고도 중요한 연구서. 마르크스의 초기 저작들은 강력하고도 상상력이 풍부한 지성에게는 매혹적인 장관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현대의 독자들에게는 끔찍한 해석의 장애물이기도 하다. 저자 David Leopold는 그 저작들의 지적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저작들의 정치적 차원을 어떻게 조명하는지를 보여준다. 마르크스의 영향과 목표에 관한 박식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논의는 근대 국가의 출현, 성격, 미래의 대체에 관한 마르크스의 논의와 비판적으로 결합된 저자의 논의를 틀짓는다. 역사적 접근과 분석적 접근을 이렇게 결합함으로써 이 책은 소외, 시민, 공동체, 반유대주의, 유토피아주의와 같은 근본적 주제에 대한 동조적이기는 하나 비판적인 탐색으로 귀결된다. 이 책은 독일철학, 근대 정치학, 인간의 번영에 대한 마르크스의 복합적이고도 종종 오해되는 견해를 근본적이고 설득력있게 재해석하고 있는 학적 독창적 저작이다.

출처: Amazon.com

번역: 라티오 출판사

Thinking about Property

Thinking about Property: From Antiquity to the Age of Revolution

Author: Peter Garnsey
Paperback: 286 pages
Publisher: Cambridge University Press; 1 edition (February 4, 2008)
Language: English
ISBN-10: 052170023X
ISBN-13: 978-0521700238

Product Description
재산과 관련하여 고대의 ‘근본적’ 텍스트들을 탐구하고 19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맥락에서 여러 사상가들이 그것을 받아들인 것을 연구한다. 이 책은 <<국가>>에 나타난 플라톤의 비전, 금욕과 빈곤에 관한 예수의 가르침, 황금시대의 이야기, 원시적 공산체제에서 소유권 체제로의 이행 등에 관한 고찰을 포함한다. 사적 소유권의 정당화라는 주제는 여러 시대에 걸쳐 주요 정치사상가들 뿐만 아니라 신학자, 법률가들의 정신을 움직였다. 이 책은 권리 이론, 특히 재산에 관한 권리의 역사적 전개를 포괄적으로 검토한다. 미합중국과 프랑스의 인권선언을 비교 고찰함으로써 이 책은 마무리되는데, 현대의 코멘트들을 참조하여 프랑스인들은 재산에 대한 양도할 수 없는 인권을 인정한 반면 미합중국은 그렇지 않았던 까닭을 탐구한다.

출처: Amazon.com

번역: 라티오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