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숨은 신을 찾아서>

신념 체계와 삶의 방식에 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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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강유원
출판사: 라티오
분야: 철학/인문학/신학
발행일: 2016년 12월 5일
ISBN: 979-11-959288-0-4  03100
판형: 188*128mm (B6)
가격 및 쪽수: 14,000원/ 160쪽
<<숨은 신을 찾아서>>

 

숨은 신이라 불릴 만한 형이상학적 신념들은

우리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가

“우리 눈앞에 다양하게 흩어진 사태들이 있다. 그것들을 나누고 모아서 하나로 꿰어진 설명을 만들어낼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그 사태를 이해하였다고 믿는다. 즉 현전하는 사태들에 대한 그럴 듯한, 믿을 만한 설명을 꿰어서 체계적으로 만들어낼 때에라야 만족에 이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가 ‘신념의 체계’다. 과학도, 철학도, 종교도, 예술도 이러한 체계들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런데 철학이 하는 일은 하나 더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념의 체계들이 잘된 것인지 검토하는 것이다. 철학은 자신이 만들어낸 것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을, 신념의 체계들을 음미한다.” 이러한 신념 체계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인간의 실존에 어떻게 맞닿아 있는가.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 파스칼, 키에르케고어의 사상과 불교 사상, 자연과학적 태도, 그리고 오뒷세우스와 에이해브 같은 서사 주인공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신념 체계들을 성찰한다. 인간은 ‘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이 ‘신념 체계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른 종류의 삶의 방식을 결단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 고유의 문체와 겪음이 담겨 있으며, <<성서>>, <<고백록>>, <<성찰>>, <<팡세>>, <<오뒷세이아>>, <<모비 딕>> 등의 인용 텍스트를 통해, 깊게는 형이상학의 근본 테제들에 관한 개념적 파악을, 넓게는 삶의 현실에 대처하는 지혜를 음미할 수 있다.

■ 차례

1 2 3 . . . 7 8 . . . . . . . . . . 19 . 21 . 23 24 . . . . . . . . 33 34 . . 37 38 39  추기追記

■ 본문 중에서

“바울로가 아테나이에서 만난 이들은 ‘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의 몇몇 철학자들’이다. 그들도 분명히 신을 말하였다. 그들의 신은 어떤 신인가. 에피쿠로스 학파는 쾌락을 추구한다. 정신의 쾌락을 찾는다. 맘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쾌락을 누리려 한다. 마음의 평정심, 아타락시아ataraxia를 찾으려 한다. 스토아 학파는 고대 희랍 사유의 최종 결집체이다. 단순한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modus vivendi)으로까지 자리잡은 것이다. 스토아주의자들은 법칙(logos)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우주 만물에 관철되어 있다. 이 법칙은 섭리(providentia)다.”

“불교 수행자들은 육체를 폐기하고, 육체에 깃든 생각을 폐기하고, 생각을 폐기했다는 것마저도 폐기하고, 저절로 멍한 상태로 들어간다. 이것은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이다. 무념무상無念無想이다.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 한번 해보라. 온갖 잡념雜念이 머리 속에 쏟아져 들어오고 무럭무럭 솟아난다. 몸이 있으니 생각이 있다. 몸을 버리면 생각이 없어질 것이다. 몸을 버리지 않은 채 생각을 끊을 수는 없다. 몸을 버리는 것은, 소중한 몸뚱아리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몸을 비롯한 일체의 사물에 그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몸을 버림으로써, 생명체를 끊어냄으로써 수월하게 무념무상의 경지로, 우주의 참다운 근원으로 들어설 수 있고 되돌아갈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사건들에 대해 의견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의견들은 다양한 정보들을 취사선택하는 과정에서 생겨나고, 의견이 행동으로 여러 번 실행되어 일정한 효과를 거두면 상당히 견고한 믿음이 된다. 믿음의 자리에까지 올라간 것들은 여간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을 겪고 나서야 달라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 체계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충돌에 관한, 그리고 충돌이 생겨났을 때 어떻게 하는지를 둘러싼 다양한 심리적 논의들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논의에 등장한 여러 사람들을 그러한 분석틀로써 면밀하게 고찰할 수는 없으나 어렴풋하게나마 짐작을 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